2014년 미술계 '큰손' 413억원 베팅…15%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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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시가감정協, 2014 상반기 경매시장 결산 보고서미술 시장이 다소 활기를 띠면서 상반기 미술품 경매시장에 들어온 자금이 작년 같은 기간(360억원)보다 14.9% 늘어난 413억8081만원(서울·K옥션 해외 경매 포함)으로 집계됐다. 김환기 이우환 김창열 오치균 정상화 등 개성 있는 인기 작가와 도자기, 고서화 등 고미술품에 수요층이 몰렸다.
이우환 '선으로부터' 18억원으로 최고 낙찰가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이사장 김영석)는 미술품 경매 8개 회사의 올해 출품작을 분석한 ‘2014 경매시장 상반기 결산 보고서’를 6일 발표했다. 올해 8개 경매업체가 39차례 실시한 경매(홍콩 경매 포함)에서는 출품작 5935점 중 3928점이 팔려 지난해 말 낙찰률(63.4%)보다 2.8%포인트 상승한 66.2%를 기록했다.
○서울옥션 낙찰총액 176억원 1위
뉴욕, 런던, 홍콩 등 국제 미술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올 상반기 미술 경매시장에 유입된 자금은 2008년 이후 처음으로 400억원을 돌파했다. 국내 경기가 회복세를 타면서 미술시장에도 중저가 작품을 중심으로 선취 매수세가 유입됐기 때문이다.서울옥션이 낙찰총액 176억원을 기록해 선두에 올랐고, K옥션(129억원), 마이아트옥션(65억원), 아이옥션(13억원), 에이옥션(11억원)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작가별 낙찰총액에서는 이우환이 박수근, 김환기 등 ‘블루칩 작가’를 밀어내고 선두를 차지했다. 프랑스 파리 베르사유궁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는 이우환은 작년 상반기(낙찰률 74%)에 비해 낙찰률(67%)이 다소 하락했음에도 낙찰총액은 작년 12억9851만원에서 41억3581만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김환기(33억9786만원), 오치균(17억7964만원), 구사마 야요이(17억4218만원), 김창열(16억773만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이우환 작품 ‘선으로부터’ 18억원대이우환 작품은 상반기 출품된 33점 중 22점이 점당 1억4000만~18억원에 팔려 나갔다. 서울옥션 홍콩 경매에 출품된 이우환의 1975년작 주홍색 ‘선으로부터’는 18억885만원에 팔려 상반기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우환의 또 다른 작품 ‘점으로부터’는 9억1314만원에 낙찰됐다.
희귀한 고미술품도 고가에 새 주인을 찾아갔다. 추사 김정희가 아들에게 난을 그리는 방법을 통해 군자의 삶의 자세를 설명한 작품 ‘시우란’(示佑蘭)은 10억4000만원, 통일신라 시대 ‘청동종’은 7억9000만원에 경매됐다.
이 밖에 앤디 워홀 ‘달러 사인’(6억8525만원), 김환기의 ‘메아리’(6억3967만원)와 ‘봄의 소리’(6억1000만원) 등도 고가에 낙찰됐다.미국 조각가 로버트 인디애나를 비롯해 이대원 김창열 정상화 이성자 김홍주 오치균 등의 작품도 낙찰률 80~100%를 기록하며 블루칩 작가임을 과시했다. 인디애나의 경우 출품작 3점이 모두 팔려 낙찰률 100%를 기록했다. 김홍주(96%), 이성자(91%), 오치균(86%), 정상화(83%), 김환기(79%) 등도 낙찰률 70~90%대를 유지했다.
김영석 이사장은 “경매 낙찰률이 회복된 것은 국제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저가 매수세가 대거 유입됐기 때문”이라며 “그림 시장이 어두운 터널을 통과한 만큼 하반기에는 인기 작가를 중심으로 작품 가격이 소폭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