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제과, 오드리 헵번이 먹던 아이스크림 빨라쪼 인수한다

이탈리아업체 500만弗에
글로벌 시장 진출 포석…6년내 해외매장 200개로
해태제과가 134년 전통의 이탈리아 아이스크림 회사 ‘빨라쪼 델 프레도’를 인수한다. 해태제과는 이번 인수를 토대로 글로벌 아이스크림 시장에 진출하고 국내 아이스크림 사업도 확장할 계획이다.

해태제과는 신정훈 대표(오른쪽)가 지난 5일 이탈리아 로마 빨라쪼 본사에서 다니엘라 파시 대표(왼쪽)를 만나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6일 발표했다. 인수가액은 미화 500만달러 안팎인 것으로 전해졌다.빨라쪼는 1880년 설립된 이탈리아 젤라토 전문 회사다. 젤라토는 이탈리아말로 아이스크림을 뜻한다. 궁중 요리사였던 자코모 파시가 로마에 가게를 세운 뒤 2대인 조반니 파시가 운영할 때 ‘젤라토의 황제’라는 명성을 얻으며 로마의 명소로 자리잡았다.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헵번이 먹은 아이스크림으로도 유명하다. 현재 5대째 가족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로마에 직영점 한 곳만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곳에서 발생하는 매출은 연간 100억원에 이른다. 해태제과는 이 회사 경영을 파시 가문에 계속 맡기기로 했다.

해태제과는 2008년 빨라쪼 한국 사업권을 갖고 있던 피디에프코리아를 인수하며 빨라쪼와 인연을 맺었다. 이탈리아 현지에서 사용하는 젤라토 레시피와 제조에 관한 모든 기술을 전수받은 뒤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프리미엄 젤라토를 선보이는 등 인기를 끌었다. 현재 백화점 등을 중심으로 63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해태제과가 빨라쪼 인수에 나선 것은 글로벌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 진출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우선 빨라쪼의 인지도가 높은 이탈리아에서 가맹점을 늘린 뒤 유럽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아시아에선 중국과 일본에 가맹점을 열 예정이다. 해태제과는 2020년까지 연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해외에선 200개의 매장을 내고 국내에선 30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신 대표는 “해태제과가 한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빨라쪼 인수를 결정했다”며 “빨라쪼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해태제과의 이름을 널리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