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거시경제 실패가 몰고 온 시장의 복수, 환율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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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39
기업들이 온통 환율 공포에 휩싸여 있다. 경기가 지지부진한데 환율 하락(원화 강세)까지 겹쳐 곳곳에서 비명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기업도 예외가 아니다. 잘나가던 삼성전자조차 환율 암초에 걸려 2분기 영업이익이 7조원대로 급감한 어닝쇼크에 빠졌다. 현대·기아차는 주력 모델의 해외 판매가격이 급기야 도요타 폭스바겐을 추월했다고 한다. 키코 트라우마 탓에 환위험 관리에 소극적이던 중소·중견 수출기업들은 원고(高) 충격을 고스란히 감수해야 하는 처지다.
올 들어 환율 하락속도는 현기증이 날 지경이다. 세 자릿수를 코앞에 둔 원·달러 환율은 직전 고점인 3월21일(1080원) 이후 6.6%나 하락해 같은 기간 일본(+0.8%), 중국(0%), 대만(-2.0%)보다 월등히 컸다. 1년 새 11.2%나 하락해 대기업들조차 감당이 어렵다. 수출 경합 상대인 일본의 엔화에 대해서는 진작에 100엔당 1000원 선이 무너졌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조사한 수출 중소기업의 손익분기점 환율이 달러당 1038.1원, 100엔당 1059.4원이라고 한다. 수익성 악화에 따른 기업들의 체력 고갈이 불 보듯 뻔하다.환율 쇼크는 무엇보다 정부의 경상수지 흑자 관리 실패에 원인이 있다. 경상수지 흑자가 2012년 508억달러, 지난해 799억달러로 폭증한 것이 수입 부진에 따른 불황형 흑자가 분명한데도 대책다운 대책을 편 적이 없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뒤늦게 환율방어 의지를 내비쳤지만 시장은 시큰둥하다. 환율 대책으로 내수진작 얘기가 나오지만 경제민주화와 동반성장의 서슬이 퍼런 상태에선 기대할 게 없다. 지난 3~4년간 정부와 정치권이 전통시장, 골목상권 살리기에 치중하는 동안 소비를 획기적으로 살릴 내수 혁신은 원천봉쇄됐다.
물론 환율 하락이 부담 일변도만은 아니다. 수입 원자재 가격을 낮추고 소비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소비 부진의 원인이 그렇게 간단치 않다. 가계빚과 노후불안은 동전의 양면이다. 대내외 불균형도 명품 수입이 좀 늘어난다고 해소될 수준이 아니다. 궁극적으로 기업 투자가 되살아나야 하는데 지금 같은 규제공화국에선 어림도 없는 얘기다. 환율 쇼크는 정부의 거시경제 관리 실패에 대한 시장의 복수다.
올 들어 환율 하락속도는 현기증이 날 지경이다. 세 자릿수를 코앞에 둔 원·달러 환율은 직전 고점인 3월21일(1080원) 이후 6.6%나 하락해 같은 기간 일본(+0.8%), 중국(0%), 대만(-2.0%)보다 월등히 컸다. 1년 새 11.2%나 하락해 대기업들조차 감당이 어렵다. 수출 경합 상대인 일본의 엔화에 대해서는 진작에 100엔당 1000원 선이 무너졌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조사한 수출 중소기업의 손익분기점 환율이 달러당 1038.1원, 100엔당 1059.4원이라고 한다. 수익성 악화에 따른 기업들의 체력 고갈이 불 보듯 뻔하다.환율 쇼크는 무엇보다 정부의 경상수지 흑자 관리 실패에 원인이 있다. 경상수지 흑자가 2012년 508억달러, 지난해 799억달러로 폭증한 것이 수입 부진에 따른 불황형 흑자가 분명한데도 대책다운 대책을 편 적이 없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뒤늦게 환율방어 의지를 내비쳤지만 시장은 시큰둥하다. 환율 대책으로 내수진작 얘기가 나오지만 경제민주화와 동반성장의 서슬이 퍼런 상태에선 기대할 게 없다. 지난 3~4년간 정부와 정치권이 전통시장, 골목상권 살리기에 치중하는 동안 소비를 획기적으로 살릴 내수 혁신은 원천봉쇄됐다.
물론 환율 하락이 부담 일변도만은 아니다. 수입 원자재 가격을 낮추고 소비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소비 부진의 원인이 그렇게 간단치 않다. 가계빚과 노후불안은 동전의 양면이다. 대내외 불균형도 명품 수입이 좀 늘어난다고 해소될 수준이 아니다. 궁극적으로 기업 투자가 되살아나야 하는데 지금 같은 규제공화국에선 어림도 없는 얘기다. 환율 쇼크는 정부의 거시경제 관리 실패에 대한 시장의 복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