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맨·슈퍼맨…"얘들아, 아동극 보러 가자"

방학·휴가철 맞아 재미·상상력 돋보인 공연 풍성
'스노우 아이즈' '페기와 데리' '왜, 왜…' 등 눈길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에서 10일 개막하는 극단 사다리의 ‘왜, 왜 질문맨’.
방학과 휴가가 겹친 여름은 어린이 공연의 최대 성수기다. 이에 맞춰 아이들의 감성과 상상력을 키워주는 아동극이 대거 무대에 오른다.

국내 최대 어린이 연극 잔치인 ‘아시테지 국제 여름 축제’가 예년보다 알차고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관객과 만나고, 수준 높은 아동극을 만들어온 극단 학전과 사다리 등도 각각 오랜 시간 다듬고 공들인 작품을 여름 무대에 올린다. 영·유아부터 4~6세 미취학 아동, 초등학생까지 관람 연령대별로 선택할 수 있는 작품 메뉴가 여느 해보다 다채롭고 풍성하다.10일부터 내달 3일까지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에서 공연되는 ‘왜, 왜 질문맨’은 질문하기 좋아하는 일곱 살 아이가 슈퍼 히어로 ‘질문맨’이 돼 괴물 바쿠를 물리치는 활약상을 그린다. 질문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 답을 생각하는 사고의 성장 과정을 보여준다. 극단 사다리가 일본 아동극단 가제노코큐슈와 함께 만들었다. 이 작품을 만든 나카시마 켄은 놀이극 분야의 이름난 연출가다. 그는 “아이들의 시선으로 생각하고 만들었다”며 “어린이들이 통쾌하게 웃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천 관람 연령은 만 5~8세.
극단 학전은 휠체어를 탄 정호와 축구를 좋아하는 태민이의 우정을 담은 ‘슈퍼맨처럼’을 오는 18일부터 내달 24일까지 서울 동숭동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공연한다. 장애에 대한 두 아이의 생각이 바뀌게 되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린다. 김민기 학전 대표가 독일 원작을 요즘 초등학교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일상적이고 현실적인 이야기로 번안해 만들었다. ‘학전 어린이 무대’의 특징인 라이브 연주로 들려주는 서정적이고 역동적인 음악이 극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만 5세 이상 관람가.

올해로 22회째를 맞는 ‘제22회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에서는 ‘아동청소년극 최강국’인 덴마크의 아동극 3편을 비롯해 한국 영국 벨기에 러시아 프랑스 일본 스웨덴 등 8개국 12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오는 22~31일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아르코예술극장,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등에서 공연된다.덴마크 극단 가자크가 선보이는 ‘스노우 아이즈’(26~28일·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는 영·유아를 위한 ‘베이비 연극’이다. 눈 내린 세상을 다양한 몸짓과 신비로운 기타 라이브 연주로 표현한다. 한국·덴마크 합작 연극 ‘안데르센의 나이팅게일’(22~23일·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은 안데르센 동화 ‘나이팅게일’을 시청각 이미지로 풀어낸다. 마임과 영상, 그림자 등을 이용해 아이들이 극을 보고 듣고 즐길 수 있는 무대를 선보인다. 덴마크 최고 아동극단으로 꼽히는 메리디아노의 작품인 ‘빅토리아의 100번째 생일’(22~26일·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은 100번째 생일이 코앞이지만 여전히 소녀 같은 할머니 빅토리아의 시간 여행을 다룬다.

웨일즈 아랏 고흐 극단의 ‘페기와 데리’(22~26일·예술의전당 무용연습실)는 잎사귀, 돌멩이, 나뭇가지 등으로 다양한 패턴과 리듬, 줄거리, 장면을 만들어내는 관객 참여형 친환경 놀이극이다. 이카루스 신화를 재기발랄한 무용으로 표현하는 벨기에 네브스키 프로스펙트 극단의 ‘호프’(22~24일·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어린 시절의 행복한 추억을 인형극으로 보여주는 러시아 말리 극단의 ‘리틀 필링스’(22~24일·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도 관객을 기다린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