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슈퍼맨이 돌아왔다 … 아빠들의 만능 열쇠 '신형 카니발'

4열 팝업 싱킹 시트 적용…공간 활용도 '업그레이드'
가족 중심 주행 성능…안정감·정숙성 돋보여
[ 최유리 기자 ] 아빠들의 화려한 외출이 시작됐다. 매주 아이들과 어디론가 떠나는가 하면 엄마 몫까지 소화하는 슈퍼맨이 되기도 한다. 바야흐로 친구같은 아빠, '프렌디(Friend+Daddy)' 전성시대다.

활동 반경이 넓어진 만큼 아빠들이 챙겨야 할 것도 많다. 그들의 발이 될 자동차가 그 중 하나다. 잘 달리면서도 안전하고 실용적인 차, 아빠들의 계산이 복잡해진다.다목적성을 내세운 미니밴이 각광받는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9년 만에 풀 체인지(완전 변경)된 신형 카니발도 아빠들의 쇼핑 목록에 올라있는 차 중 하나일 터다. 강원도 정선 하이원리조트에서 동강 일대까지 왕복 100㎞ 구간에서 카니발을 시승했다.

신차가 가장 공들인 부분은 공간 활용도다. 기아차가 다양한 공간 구성을 위해 꺼내든 비장의 무기는 '팝업 싱킹 시트(Pop-Up Sinking)'. 줄을 잡아 당기면 4열 시트가 생기고 등받이를 밀면 바닥으로 사라진다.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4열 시트를 펼치면 9인승이 된다. 1~3열까지 3개의 좌석으로 구성한 이전 모델과 달리 1~3열은 좌석 2개, 4열엔 3개를 놨다. 때문에 9인승임에도 1~3열 공간이 훨씬 넉넉해졌다.기존 운전석과 동승석 사이에 있던 보조 시트를 없애는 대신 대용량 센터 콘솔을 적용했다. 각종 음료뿐 아니라 노트북까지 들어가는 크기다. 2~3열의 경우 시트 사잇공간이 넓어져 이동이 편해졌다.
4열 팝업 싱킹 시트를 접었을 때(좌) / 펼쳤을 때(우)
4열 시트를 접을 경우 적재 공간이 확 늘어난다. 구형 카니발보다 2배 넓다.(261L→546L) 2열부터는 좌석 앞뒤로 움직일 수 있는 폭이 30㎝ 이상이어서 4열을 접으면 2~3열을 훨씬 넉넉하게 활용할 수 있다.

만능 열쇠같은 4열 시트에도 아쉬운 점은 있다. 시트를 펼치려면 상당한 힘이 들어가 여성이 혼자 하기엔 벅찬 감이 있다. 4열 시트 공간이 좁은 것도 감점 요인이다. 무릎 공간이 좁아 성인 3명이 앉기엔 부족하다. 아이들의 전용석이 될 듯하다. 공간 활용도만큼 주행 성능도 철저히 가족에 초점을 맞췄다. 역동성보다 안정성에 무게를 뒀기 때문. 시속 80km까지 2t이 넘는 육중한 무게가 느껴졌다. 초반 가속감이 그만큼 둔하다는 얘기다. 시속 80㎞가 넘어가면 탄력있게 속도가 붙었다.

정숙성과 승차감은 합격점이다. 뒷 좌석에 앉았을 때 덜컹거림이 적어 편안했다. 시속 150㎞에도 속도를 체감하기 어려울 정도다. 소음과 진동을 확실하게 잡아 가솔린 차량인 도요타 시에나나 혼다 오딧세이 못지않게 조용했다.

아빠들에게는 경제성도 빼놓을 수 없다. 연비는 구형 모델보다 5.5% 향상된 11.5㎞/L. 정속 주행 시 L당 12㎞까지 오르다 고속 주행을 반복한 결과 9.8㎞/L를 기록했다. 디젤 엔진을 얹어 연비에선 동급 모델보다 경쟁력을 갖췄다.가격은 9인승 모델 2990만~ 3630만 원, 11인승 모델은 2720만~3580만 원.

정선=한경닷컴 최유리 기자 now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