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홍명보 사퇴? 경질 됐어야"

"허정무·홍명보 사퇴? 경질 됐어야"
"허정무·홍명보 사퇴? 경질 됐어야"
한경DB / 홍명보 사퇴 기자회견
"허정무·홍명보 사퇴? 경질 됐어야"
"허정무·홍명보 사퇴? 경질 됐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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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홍명보 사퇴? 경질 됐어야"

홍명보, 당분간 박주영과 나란히 '무적' 신세

"시청자 모두 문제를 아는데 한 사람만 몰라"
"洪, 모든 걸 잃었지만 박주영과 정성룡 얻어" 비아냥도홍명보 감독과 허정무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2014 브라질월드컵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난 10일 오전 자진 사퇴했지만 성난 여론이 가라앉을 줄 모르고 있다.

이날 회견에서 홍명보 감독은 "마음이 굉장히 무겁다"며 "실수와 잘못한 점이 많았다. 나 때문에 많은 오해가 생겼기 때문에 성숙하지 못했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겠다"고 사퇴의 심경을 밝혔다.

홍명보 감독은 지휘봉을 잡은 이후 1년간 총 19경기를 치르며 5승 4무 10패의 저조한 기록을 남겼다.브라질월드컵에서 대표팀 단장을 맡았던 허정무 부회장 역시 "홍명보 감독이 그동안 수고많았다.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이다"라며 "책임을 통감한다. 홍명보 감독과 함께 동반 사퇴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허정무 부회장은 "책임은 홍명보 감독과 나에게 돌려주시고 한국축구를 위해 노력하는 축구협회를 도와주시기를 부탁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10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하는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 진연수 기자
하지만 일각에선 "자진 사퇴가 아닌 경질이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당초 축구협회에서 홍명보 감독에 대한 '재신임'을 천명한 바 있어 대표팀의 회식과 홍명보 감독의 토지 매입 논란의 부담을 못 이겨 사퇴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다만 홍명보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토지 구입은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었다. 비겁하게 살지 않았다. 언론에서 제기하는 것처럼 훈련시간에 구입한 것은 전혀 아니다. 그렇게 살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월드컵 직후 홍명보 감독은 사퇴 문제에 대해 "알아서 판단할 것"이라며 비난 여론을 신경쓰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박주영을 월드컵 대표팀 명단에 포함시키고, 선발 출전을 강행하며 스스로의 원칙을 무너뜨린 점에 대해서도 "결과로 증명하겠다"고 호언장담 한 바 있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16년 만의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고 조기 귀국했다.

이 점에 대해 홍명보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월드컵을 나서는데 내가 좋아하는 선수만을 데리고 나가지 않는다. 이 자리에서 말할 수 있는 것은 더 철저하게 검증을 했다"며 "아주 더 냉정하게 판단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명확하다. 그러나 밖으로 비지는 부분에 대해서는 실수가 있겠지만 잘못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와 반대로 국제축구연맹(FIFA)은 "박주영의 부진이 홍 감독의 사퇴를 야기했다"며 "무득점에 그친 박주영을 선발로 고수한 것이 부메랑으로 돌아왔다"고 꼬집었다.

축구팬들 역시 "모두가 다 아는데 한 사람만 문제를 모른다"라거나, "홍명보는 모든 것을 잃었지만 박주영과 정성룡을 얻었다"고 비아냥거렸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2010년 아시안게임과 런던올림픽에서도 박주영을 선발한 직후 그의 부진에 대한 비난이 일자 든든한 방패막이가 되어줬다. 특히 박주영의 병역 회피 논란에 대해서는 "(박주영이 가지 않는다면)내가 대신 군대에 가겠다"는 발언으로 여론을 진정시킨 바 있다.

박주영은 런던올림픽 당시 동메달 결정전에서의 선제골로 대회 내내 이어진 비난을 잠재웠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번 월드컵에선 침묵을 지킨 까닭에 자신과 홍명보 감독이 벼랑 끝에 서게 됐다.

박주영이 홍명보 감독에게 특혜를 받았다면 홍 감독의 경우엔 대한축구협회의 특혜를 받았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맡았을 때 라이센스를 취득하기 전이었음에도 코치를 맡으며 무자격 논란의 당사자가 됐던 것. 이후 대표팀 동료들과 달리 단시간에 대표팀의 수석코치에 오르는 등 선수 시절과 마찬가지로 탄탄대로를 걸었다.하지만 공교롭게도 지난 7월 1일부로 박주영은 소속팀이 없는 무적선수가 됐고, 홍 감독 역시 이날 사퇴로 인해 무적 감독이 되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