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14일 월드컵 결승전을 본다면 과연?

한 달 쯤 뒤 광복절을 하루 앞둔 8월 14일, 프란치스코 바티칸 교황이 대한민국의 땅을 밟아 1박 2일도 아니고 무려 4박 5일 동안 머문다고 하지요.

교황은 방한 기간 중 16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천주교 순교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에 대한 시복미사 집전 등 여러 행사를 갖는다고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특히 이 기간 ‘(한국산) 소형차를 이용하고 싶다’는 견해를 피력해 가톨릭신자가 아닌 사람에게도 ‘감동’을 불렀습니다.

교황은 이에 앞서 지난 6월 21일, 이탈리아 마피아의 본거지로 알려진 남부 칼라브리아주 카사노 알로니오를 방문해 수만명의 신도 앞에서 ‘마피아의 파문’을 선언해 전 세계인에 신선한 충격을 던졌지요.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을 계기로 대한민국에서도 각종 ‘관’ ‘정’ ‘학’ ‘축’ 등의 성(姓)을 가진 각종 ‘피아’가 완전히 축출됐으면 하는 기대입니다.한국시간 6월 13일 새벽 5시 개막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이 이제 딱 두 게임만 남겼습니다. 7월 13일 일요일 ‘브라질-네덜란드’의 3, 4위전과 7월 14일 월요일 새벽 5시 결승전이지요.

월드컵에서 3, 4위전의 경우 ‘폐지론’이 거론될 정도로 관심권 바깥이라 사실상 ‘독일과 아르헨티나’의 결승전 승부에 온통 눈길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누가 이길까?” 결과는 예상할 수 없다가 정답입니다. 이유는 이 세상에서 가장 둥글다는 축구공 ‘브라주카’ 때문입니다.사정이 이런데도 축구 전문가들은 객관적 전력에서 우위로 평가되는 뮐러의 독일 축구대표팀이 우승해 ‘펠레’에게 지긋지긋한 ‘저주’로부터 탈출시켜 줄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러나 남미대륙에서 열리는 데다 ‘펠레의 저주’를 피한 메시의 아르헨티나 승리를 점치는 사람들도 만만찮은 실정입니다.

다시 프란치스코 교황의 얘기로 돌아가 먼저 ‘그 분’이 등장하는 패러디 이미지 한 장 구경하겠습니다. 이번 월드컵 4강전 아르헨티나와 네덜란드 간 대결을 앞둔 며칠 전 트위터에 올라온 것을 캡처한 건데요.
/트위터 캡처
트위터의 주인장은 이를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모국인 아르헨티나를 ‘응원’할 것이라는 기대를 담은 것 같습니다.

외신에 따르면 교황은 아르헨티나 축구리그 ‘산 로렌소 데 알마그로’팀의 열성팬이었고 라디오를 통해 축구 중계를 즐겨 들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덕분인지 어쩐지 모르겠지만 아르헨티나는 어제 7월 10일 새벽에 열린 경기에서 승부차기 끝 (4 대 2)에 네덜란드를 누르고 24년 만에 결승전에 나가는 경사를 맞았습니다.
/TV 화면 스마트폰 촬영
이에 따라 전 세계 축구팬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실제 ‘모국 아르헨티나를 응원할까’에 큰 궁금증을 나타내고 있고요.

게다가 이번 독일과 아르헨티나의 결승전은 공교롭게도 전직 (프란치스코 교황에서 교황직을 물려준 베네딕토 16세)과 현직 교황의 고국이 대결하는 구도로 짜였습니다.

베네딕토 16세도 2012년 이번 월드컵에서 득점 신기록 (16골)을 세운 미로슬라프 클로제를 바티칸으로 초청하고 독일 프로리그의 바이에른 뮌헨 팬이라고 밝혔다는 외신 전언입니다.

7월 1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같은 세속의 관심 증폭에 따라 바티칸 교황청의 페데리코 롬바르디 대변인이 AP통신과 인터뷰를 통해 공식 입장을 내놨다는 소식이네요.

“두 분 모두 결승전을 안 보실 것 같다. 아마 특정 팀을 응원하지 않고 기량이 나은 팀이 이기기를 바라실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보통 오후 10시면 잠에 드는데 결승전은 바티칸 시간 오후 9시에 열린다. 교황이 그날만 취침 시간을 늦출지 우리도 지켜볼 것이다.”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