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30%, 불황으로 여름휴가 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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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3
경총 493社 실태 조사
평균 휴가비 47만5000원
지급 기업 작년보다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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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전국 493개 기업체를 대상으로 벌인 ‘2014 하계휴가 실태조사’ 결과 올해 하계휴가 일수는 평균 4.3일로 지난해(4.1일)보다 0.2일 늘었다.휴가 확대 이유를 묻는 질문에 기업의 38.5%는 ‘근로자 복지 확대’를 들었다. 그러나 ‘경제 불확실성이 커져 생산량을 줄이는 게 오히려 낫다’고 답한 기업도 30.8%에 달했다. 기업 세 곳 중 한 곳이 불황 때문에 하계 휴가를 늘린 것이다.
‘연차수당 등 비용 절감 차원’(23.0%)이라고 답한 기업까지 합치면 전체의 절반 이상(53.8%)이 경기 위축으로 공장 가동 일수를 줄이고, 인건비도 줄이는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상황이 여의치 않다 보니 휴가는 보내지만 휴가비를 주겠다는 기업 수는 줄었다. 하계휴가 예정 기업 중 휴가비를 지급하겠다고 답한 기업은 71.4%로 지난해(72.3%)보다 0.9%포인트 감소했다. 규모별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72.4%와 71.2%만 휴가비를 지급하겠다고 답해 지난해보다 비중이 각각 1.2%포인트, 0.7%포인트 떨어졌다. 평균 휴가비 지급 액수는 1인당 47만5000원으로 지난해(46만원)보다 1만5000원(3.3%) 늘었다. 휴가비는 2011년 이후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다 올해 처음으로 증가했다.기업들은 올해 경기 상황을 지난해보다 나빠졌다고 판단했다. 응답 기업 중 14.2%는 ‘매우 악화됐다’, 42.8%는 ‘악화됐다’고 답했다. 절반이 넘는 57%의 기업이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40.8%는 ‘작년과 비슷하다’고 답했으며 ‘개선됐다’고 답한 기업은 3.0%에 불과했다. 김동욱 본부장은 “원화 강세로 인한 수출환경 악화, 내수 부진 장기화 등으로 과반수 기업이 체감 경기가 회복되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