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부품 사용률 美 32%·韓 0%…순정부품 집착이 車보험료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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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車보험硏 가보니“자동차 수리 때 순정부품(OEM)을 고집하는 관행을 탈피하면 보험료를 낮출 수 있습니다.”
스페인 유명 자동차보험기술연구소인 마프레-세스비맵의 이그나시오 후아레스 소장은 “순정부품에 집착하는 것은 선입견에 치우진 잘못된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다양한 대체부품을 활용하는 것이 보험가입자에게 유리할 뿐만 아니라 경쟁을 통해 보험과 자동차산업도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이라는 설명이다. 대체부품이란 순정부품과 동등한 품질을 가진 비순정부품(Non-OEM), 폐차 부품을 개선한 재제조부품, 중고부품 등을 총칭하는 용어다.
선진국에서는 10여년 전부터 대체부품 사용이 활성화돼 10~30%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대체부품 품질을 인증해주는 비영리기관인 영국 태참(Thatcham)에 따르면 나라별 대체부품 사용률은 미국 32%, 캐나다 26%, 스페인 15%, 영국 5% 등이다. 레슬리 업햄 태참 이사는 “2004년 품질인증을 시작한 이후 지금은 세계 자동차회사 31곳의 1060개 대체부품 성능과 품질을 인증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에서는 비순정부품 사용률이 0%다. 관련 제도가 마련되지 않은 데다 순정부품을 고집하는 소비자가 압도적이어서다. 정부는 작년에서야 대체부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자동차 관리법’을 개정,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대체부품 인증시스템 마련 등의 후속 절차가 지연되고 있어 안착하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이상돈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 팀장은 “외제차 대체부품을 중심으로 시장 진출을 원하는 부품회사들이 적지 않다”며 “대체부품 사용이 보험가입자에게도 이득인 만큼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미국손해보험협회(PCI)는 대체부품 사용이 금지될 경우 자동차보험료가 평균 4.2% 상승한다고 분석했다.
이안 커티스 태참 제품평가매니저는 “대체부품 사용에 따른 이익을 차 주인, 보험사, 정비회사가 공평하게 나눠 가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제도 성공의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버크셔(영국) ·아빌라(스페인)=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