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위험 비켜갈 우회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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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위기 돌파 나선 한국 대표기업
해외법인장 회의서 위기의식 고취…"실력으로 넘어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은 14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현대·기아자동차 해외법인장 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이같이 밝혔다. 해외법인장 회의는 매년 7월과 12월 두 차례 열리는 행사로 시장 동향과 마케팅 전략 등을 점검한다. 이날 회의에는 세계 각국의 해외법인장 60여명이 모두 참석했다.정 회장은 “3대 위협 요인을 비켜갈 수 있는 우회로는 없다”며 “스스로 실력을 키워 넘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우선 “글로벌 생산 규모에 걸맞은 품질 경쟁력 확보가 최우선”이라고 했다. 제품 개발과 설계 단계부터 품질 점검에 주력하고, 품질 교육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지난 1분기 8.3%로 작년 1분기에 비해 0.2%포인트가 오히려 감소했다. 엔저 수혜를 받는 일본 완성차 업체들이 북미 시장 등에서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을 빼앗아 가고 있는 상황이다.
또 현대·기아차가 전략적으로 개척하고 있는 신흥국 수요도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정정불안 등 영향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완성차 판매증가율을 보면 러시아(-5.6%) 브라질(-5.1%) 인도(-3.0%) 등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도 대도시 자동차 구매 제한 조치가 확대 시행되고 있다”며 “정 회장이 해외법인장을 포함한 전체 임직원에게 위기의식을 고취시키고 극복 방안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