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뚫린 증권株…바닥 탈출 은행株…꽉 막힌 보험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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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株 엇갈린 행보실적 악화의 늪에서 허우적대던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주의 주가가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세 업종 모두 변수가 많고 뚜렷한 이익 개선 조짐이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금융투자업에 대한 규제 완화와 금리인하 가능성 등 여러 변수가 작용하면서 금융주 주가의 방향을 가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길 뚫린 증권株 - 구조조정 이후 실적개선 가능성
바닥 탈출 은행株 - 정부 내수활성화…외국인 꾸준히 매수
꽉 막힌 보험株 - 투자매력 뚝…신저가 수준 추락
◆3년 부진 털고 일어선 증권주금융주 중 가장 먼저 고개를 든 건 증권주다. 유가증권시장 증권업종지수는 지난 2월 1401.79를 바닥으로 꾸준히 반등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이날 4만9450원으로 500원(1.02%) 올라 52주 신고가를 경신했고, 현대증권(3.99%) 우리투자증권(1.39%) 대우증권(0.97%) 삼성증권(0.54%) 등도 일제히 뜀박질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올 2분기에도 주요 증권사들의 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올 상반기에만 140억원가량의 적자를 본 것으로 추산된다. 대부분 증권사들도 3년간 지속된 거래대금 감소와 구조조정 비용 증가의 여파로 재무상태가 좋지 않다는 게 정설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구조조정 이후 실적 개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유승창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최근 발표한 영업용순자본비율(NCR) 제한 완화나 신용공여 확대 등은 대형 증권사의 숨통을 틔워줄 것”이라고 말했다.◆바닥 다지는 은행주
은행주는 증시 전문가들이 꼽은 하반기 유망업종 중 하나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은행주를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 신한지주를 지난달 27일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순매수 중이고, 하나금융지주(7월 순매수 736억원)와 KB금융(414억원)도 장바구니에 담았다.
주가는 아직 반등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안정된 수익성을 배경으로 강세를 보이는 기업은행을 제외하면 대부분 은행주들이 올 들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기업분석부장은 “가뜩이나 저금리로 힘든데 최근 금리인하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상대적인 매력도가 증권주보다 못하다”고 지적했다.은행주에 대한 낙관적인 시각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황찬영 맥쿼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부 정책이 내수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담보인정비율(LTV) 규제 완화도 부동산 및 은행주 주가에 단기적으로 긍정적인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업종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61배로 역사적 저점 수준이라는 점도 호재로 꼽힌다.
◆여전히 찬바람 부는 보험주
보험주는 금융주 내에서 가장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주가도 지배구조 이슈가 있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를 제외하면, 한화생명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등 대부분이 올 들어 15~20%씩 하락해 신저가 수준에 머물고 있다.이태경 현대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되고, 금리 환경도 나쁘다”면서 “보험주 투자는 국고채 금리가 3% 위로 올라서는 시기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