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여름나기] SK그룹, 친환경·ICT 활용해 '스마트 절전'
입력
수정
지면B2
케미칼 본사 전력 모니터링SK그룹은 ‘스마트 기술’로 에너지 절약을 선도하고 있다. 주력 사업인 정보통신기술(ICT)과 친환경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 절전에 나서고 있다. 석유화학, 반도체 등 주력 사업이 에너지 소비가 많은 분야인 만큼 여타 기업보다 에너지 절약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
텔레콤도 에너지 15% 절감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SK케미칼 본사에 있는 에코랩은 스마트 기술을 접목한 대표적인 에너지 절약 건물이다. 2010년 에너지관리 시스템을 적용한 뒤 실시간으로 전기 사용량을 모니터링하면서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LED(발광다이오드) 조명과 태양광시스템 등 40여개 첨단기술을 적용한 덕분에 비슷한 규모의 다른 빌딩에 비해 연간 44%의 에너지를 아낄 수 있다. 금액으로 연 4억4000여만원에 달한다. 에코랩은 지상 9층, 지하 5층에 연면적 4만7512m²규모다.
올 하반기 완공을 앞둔 성남시 판교동 SK가스 사옥에도 최첨단 친환경 건축기술을 적용했다. 에너지 사용량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태양광 발전, 이중 외피, 바닥 복사 냉난방, 지열 시스템 등 50여가지의 친환경 고효율 에너지 건축기술을 도입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이용해 에너지 사용량을 제어할 수 있는 기능도 갖췄다.SK텔레콤은 한발 더 나아가 ICT를 활용, 에너지 낭비를 줄이는 기술을 상용화했다. 건물 내 분산돼 있는 조명과 냉난방기, 공조기 등을 센서와 네트워크로 연계시켜 중앙관리센터가 전력 사용량을 실시간 분석하는 기술이다. 근무시간과 인원 등 사무환경에 따라 에너지 사용량을 자동으로 최적화해 평균 15~30%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이 기술을 도입한 서울 을지로의 SK텔레콤 사옥은 연간 24%의 에너지 사용량을 줄였다.
SK텔레콤은 외부의 찬공기를 이용해 인터넷데이터센터(IDC)와 통신기계실의 냉방 에너지를 절감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IDC일산센터는 온도차에 따른 공기의 대류현상을 응용, 서버 전면 흡입구에 차가운 기류를 공급해 후면의 더운 공기를 제거한다. 이 기술로 냉각 효율이 25% 이상 향상돼 전기요금을 9.4% 절감했다.
SK이노베이션의 재활용 기법도 눈에 띈다. 울산 석유화학단지에 입주한 다른 기업들이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한 뒤 남아 있는 열기를 활용해 또 다른 유화제품을 생산하는 폐열교환 시스템을 적용 중이다. 파이프를 연결, 그냥 두면 사라질 에너지를 전달해 다른 유화제품을 생산하는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방식이다.이런 폐열교환 방식으로 SK이노베이션은 연간 벙커C유 사용량 7500만L를 줄여 약 140억원의 비용을 절감했다. 동시에 연간 11만여t의 이산화탄소 배출도 줄여 비용 절감과 환경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한 SK의 에너지 계열사들은 전력 사용 피크타임대에는 각 사업장이 보유한 자가발전기를 최대한 가동한다. SK그룹 본사 빌딩은 ‘빙축열 시스템’을 통해 냉방비를 절약하고 있다. 빌딩 지하 5층에 얼음을 보관하는 대형 저장탱크를 설치, 전기료가 싼 심야시간에 얼음을 얼려놓은 뒤 낮 시간에 얼음이 녹으면서 발생하는 냉기로 에어컨을 가동하고 있다. 이 방식으로 에어컨 전력 사용요금 30%를 절감하고 있다.
SK그룹은 매년 여름철 전력대란 극복에 적극 동참하기 위해 ‘에너지절약 대작전(So Kool SK!)’을 벌이고 있다. 이 기간 SK그룹은 ‘뽑기(플러그), 풀기(넥타이), 걷기(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끄기(점심시간 조명 및 컴퓨터) 및 지키기(적정 실내온도)’ 등 에너지 절약 프로그램을 실행한다.SK C&C와 SK하이닉스는 근무 복장을 간소화하는 ‘쿨비즈’를 시행 중이다. 지난해 8월부터 시작했다가 올해는 2개월 앞당겨 6월부터 도입했다. SK하이닉스는 단정한 차림이라면 반바지를 입고 출근할 수도 있다. 상의도 깃만 있으면 반소매 차림이 가능하다. SK C&C도 반바지 근무가 가능하지만 무릎 길이의 정장 반바지에 양말과 구두는 착용해야 한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