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모리 가즈오 "성공적인 기업 경영은 타고난 능력이 아니라 긍정적 사고·열정이 좌우"

인사이드 스토리

이나모리 가즈오 日 교세라 명예회장의 경영철학
“기업경영의 성공 방정식은 사고방식과 열의와 능력의 곱셈입니다. 이 가운데 능력보다는 열의와 긍정적인 사고가 훨씬 중요합니다.”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이나모리 가즈오 일본 교세라 창업자 겸 명예회장은 16일 도쿄 데이코쿠호텔에서 열린 ‘일본 전국경영자대회’ 120회 기념 강연에서 2010년 부도난 일본항공(JAL)을 맡아 화려하게 부활시킨 스토리를 소개하며 성공 비결과 이를 뒷받침한 경영철학 등을 풀어냈다. 이나모리 명예회장은 일본항공 회장 시절 편의점 주먹밥 2개로 저녁을 해결하며 회사 재건을 위해 투혼을 불살랐던 기억을 떠올리며 “누구에게도 지지 않으려 최 선을 다했다”고 말했다.◆직원들을 춤추게 하라

이나모리 명예회장은 2010년 2월 일본항공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법정관리 회사를 ‘무보수’로 맡아 취임 1년 만에 1884억엔의 영업흑자를 냈다. 이듬해엔 2049억엔, 그 다음해엔 1952억엔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일본항공은 그가 사령탑을 맡은 지 2년7개월 만인 2012년 9월 도쿄증시에 재상장했다.이나모리 명예회장은 일본항공이 새롭게 태어날 수 있었던 요인으로 5가지를 꼽았다. 그는 “무엇보다 전 사원의 물심양면 행복을 추구한다는 경영목표를 명확히 했다”고 말했다. “직원들이 의욕을 갖고 일하면 기업 이익이 불어나고 결과적으로 주주에게도 과실을 돌려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고 설명했다.

이나모리 명예회장은 이어 “성공 방정식에 대한 내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사내 의식 개혁을 이끌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지적인 능력이나 건강 등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을 수 있지만 열정은 각자의 의지에 따라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또한 긍정적인 사고방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아무리 능력과 열정이 있어도 세상을 부정적으로 보는 마이너스 사고방식을 갖고 있으면 인생 방정식 전체가 마이너스가 된다”고 말했다.

이나모리 명예회장은 이 밖에 일본항공에 부문별 채산성관리 시스템을 활용한 ‘아메바 경영’을 도입하고, 자신이 일본항공 회장직을 수용한 이유를 직원들과 공유하고, 무급으로 전심전력을 다해 일하면서 직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을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원래 무급으로 1주일에 3일만 근무하는 조건이었는데 어느새 4일, 5일이 되고 1주일 내내 일본항공에서 일하기도 했다”며 “아버지, 할아버지 같은 양반도 저렇게 열심히 일하는데 우리도 그 이상 전력을 다해야겠다고 직원들이 생각하게 된 것 같다”고 전했다.◆인도적 경영의 모태 교세라

그는 “일본항공에 적용한 ‘전인경영’의 철학은 27세 때 창업한 교세라에서 시작했다”며 1959년 창업 시절 얘기로 거슬러 올라갔다. 이나모리 명예회장은 “당시는 노조 분쟁이 잦은 때였다”며 “우리 회사만은 경영자가 노동자의 입장을 존중하고, 노동자가 자주적으로 공헌하는 기업을 만들려고 했다”고 말했다. 가족 같은 운명공동체라면 서로 도와주면서 좋은 회사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대가족주의’를 기반으로 ‘물심양면에서 종업원의 행복을 추구한다’는 경영이념을 내세웠다. 이나모리 명예회장은 “그런 다음 높은 실적 목표를 직원들에게 제시했다”며 “사심이 없었기 때문에 주저없이 질타하고 격려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투명경영 얘기도 꺼냈다. 그는 “교세라는 가능한 한 많이 노동자에게 공개하고 회사 상황을 이해시키려 했다”며 “직원은 단순한 노동자가 아닌 경영 파트너”라고 말했다. 그는 “교세라는 지난 54년 동안 단 한 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다”고 했다.경영자 들의 지나치게 높은 보수에는 비판적인 시각을 보였다. 이나모리 명예회장은 “기업 이익은 모든 종업원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달성되는 것”이라며 “이것을 경영진 힘으로만 이뤄진 것이라 생각하고 거액의 보수를 받아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경영의 신’ 이나모리 명예회장은

마쓰시타 고노스케 전 마쓰시타전기 회장, 혼다 소이치로 전 혼다 회장과 함께 ‘일본에서 가장 존경받는 3대 기업인’으로 꼽힌다. 27세인 1959년 교토세라믹(현 교세라)을 창업해 세계 100대 기업으로 키웠고, 1984년엔 거대 통신기업 NTT(일본전신전화)에 맞서 다이니덴덴(현 KDDI)을 설립했다. 2010년 파산한 일본항공(JAL)에 ‘구원투수’로 투입돼 1년 만에 흑자로 돌려놨다. ‘씨 없는 수박’으로 유명한 육종학자 우장춘 박사의 넷째 사위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