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동원, 신비로움 버리고 리얼리티 입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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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롭고 우아하며 서늘하다. 아름다운 수식어지만 어딘가 모르게 관념적이고 추상적이다. 배우 강동원(34)의 이러한 이미지는 막강한 강점이자 취약한 단점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4년 만에 영화계에 정식 복귀한 강동원은 조금 다른 모양새다. 머리를 풀어 헤치고 서슬 퍼런 칼날을 휘두르는 조윤의 모습에는 분명 강동원만의 신비로움이 어려 있으나, 좀 더 구체화되고 뚜렷한 이미지를 구사하고 한층 더 선 굵은 남자의 이미지를 발현한다.
그동안 자의, 혹은 타의로 고수해온 신비로움을 버리고 관객 피부에 가까이 와 닿는 인물의 리얼리티를 입은 강동원이 궁금해지는 순간이었다. 4년의 복귀까지, 강동원은 어떤 시간을 가졌을까.
◆ 강동원 “액션, 최대한 대역 안 쓰는 것이 목표”
실제로 만난 강동원 또한 신비로움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사투리가 밴 말투는 친근했고 두 눈에는 선함이 어려 있었다. 느린 호흡으로 이어가는 위트 있는 대화에서는 사람을 집중시키는 힘이 있었다. 강동원은 ‘군도’ 개봉을 앞두고 “연기한 게 좋았고 오래 기다린 영화라 설렌다. 업계에서 많은 칭찬을 받아 좋더라”며 “간혹 기존의 내 캐릭터와 비슷하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나에게는 모든 컷이 엄청난 도전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최고 무관의 실력을 갖췄음에도 서자의 한을 갖고 살아가는 조윤을 맡은 강동원은 ‘서늘한 느낌’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동원은 “좀 더 매서워 보이려고 했다. 전작의 그 어떤 작품보다도 고개를 숙인 채 정면을 보는 장면이 많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윤종빈 감독이 강동원을 1순위로 캐스팅했던 이유이기도 한 ‘멋짐’이 포인트로 짚었다. “조윤은 멋있어야 했다. 상업 액션 영화로서 조윤이 멋지게 돋보여야했다는 생각이 확고했다”
서늘함과 멋짐,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조윤의 액션 실력이 더욱 리얼함을 입어야 했을 것. 이에 강동원은 “최대한 대역을 안 쓰는 것이 목표였다. 적당한 것을 참지 못하는 성격이기도 하고, 액션 팀에 검을 맞겨둘 사람이 있나 싶었다. 결국 내가 맡아두는 게 가장 편하더라. 액션에 대한 부담감은 생각보다 없었다. 4~5개월 트레이닝을 했고 무언가 배우는 것을 즐기는 성격이다”라고 말했다. ‘상남자’라는 평가를 내리자 강동원은 “생각보단 허술한 성격이라, 매사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힘들고 다쳐도 하는 스타일”이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 강동원, “대중들, 나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
‘형사 Duelist’, ‘더 엑스’ 등 꾸준히 작품을 했으나 정식 복귀는 4년 만이었다. 강동원은 ‘군도’에 합류한다고 했을 때 만류하는 지인들이 많았다고 무덤덤하게 밝혔다. 강동원은 “쟁쟁한 배우들과 상대가 되겠나, 합류 안 했으면 좋겠다, 너 깨지는 거 아니냐. 이런 말들을 많이 들었다. 나는 나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 왔고 경력도 있고 작품 수에 있어서 함께 출연하는 배우들에 뒤지지 않았다. ‘그럼 난 뭘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랬더니 지인들이 ‘원톱 영화를 하라’고 했다. 좋은 영화와 나쁜 영화를 나눌 수 있을 지언정 영화에 원톱, 투톱이 어디 있나 싶었다. 나는 그런 게 싫었다. 무엇보다 윤종빈 감독이 잘 찍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이 안에서 멋지게 살아남을 것이라는 각오가 있었다. 누구보다 내가 연습해서 하면 되지 않겠나는 생각이었다. 좋은 작품이라 골랐을 뿐, 별다른 이유는 없다”고 전했다.
강동원을 평가 절하하는 주변 시선이나 대중들 평가에 대해서 스스로도 서운할 수 있겠다. 그러나 오히려 강동원은 담대했다. “나에 대한 기대치가 그 정도 밖에 안 되는 거 아니겠나. 그런데 그럴 때 오히려 마음이 편하더라. (하)정우 형은 사람들이 기대하는데 얼마나 부담스럽겠나. 그런데 나는 기대치가 항상 낮았고 영화 개봉 후에는 ‘기대보다는 잘했다’, ‘수월하게 했다’는 평가를 많이 받았다”며 “누가 나를 보고 ‘강동원 재발견’으로 검색하면 무수한 기사가 나온다더라. 그런데 실제 그랬다. 그만큼 기대치가 크지 않구나 싶다”
생각보다 털털하고 솔직했다. 어릴 때 논두렁에서 뛰어노는 것이 아직까지 행복한 기억으로 남는다며 자신을 ‘촌놈’으로 지칭하는 강동원에게 신비로운 존재로만 대하는 대중들의 평가에 대해 묻자 “방송에서는 말을 정화해야 하고 실수를 하면 안 되지 않나. 또 많은 사람들 가운데서 나서서 얘기하기도 어렵다. 인터뷰 아니고서야 말을 많이 하는 스타일도 아니라서 이렇게 인터뷰 시간이 지나면 혼이 나간 것 같기도 하다”며 웃었다.
◆ 강동원의 30대, “현장을 점점 즐기게 되더라”
‘군도’는 강동원의 30대 첫 작품이다. 이 작품에 도달하기까지 유일한 공백기가 있다면 군복무겠다. 강동원은 소집해제 전후에 달라진 점에 대해 “작품에 대하는 자세가 달라지진 않는다. 항상 올인하는 스타일이다. 외모에 대해 언급한다면 할 말이 없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그러면서도 “예전보다는 중압감이 좀 덜하다. 좀 더 릴렉스하게 되더라. 나름대로의 노하우도 생기고 점점 즐기게 된다. 현장에 있는 게 점점 좋아지고 행복해진다. 감독과 배우들이 얘기가 잘 통할 땐 더욱 행복하다”며 변화 지점을 밝혔다.
이어 강동원은 “사실 20대에도 쉬지 않고 일했다. 종종 강동원의 공백을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데뷔 이래 총 15작품 정도 찍었고 그 중 단 한 번도 제대로 쉰 적이 없다. 모르시는 분들 위해서라도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에게 쉬지 않고 작품에 임할 수 있는 배우로서의 원동력을 물었다. 강동원은 “나는 누구보다 작품을 찍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다. 만들어가는 것을 좋아하고 쾌감도 있고 행복하고 즐겁다. 그것이 내 힘이다”라고 전했다.
스타에서 배우로, 점차 자신의 입지를 넓히는 강동원에게 향후 배우가 아닌 연출자로서의 꿈을 물었다. 그의 대답은 유보적이었으나, 확실한 것은 강동원은 배우로서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그 누구보다 영화를 잘 찍을 수 있을까, 하는 것에는 의문이고 자신이 없다. 그러나 나중에 깨달은 바가 있다면 또 얘기가 달라지겠다. 지금은 영화라는 것에 대해 배우고 있는 중이다”
[사진= 최지연 기자]
리뷰스타 박주연기자 idsoft3@reviewsta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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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자의, 혹은 타의로 고수해온 신비로움을 버리고 관객 피부에 가까이 와 닿는 인물의 리얼리티를 입은 강동원이 궁금해지는 순간이었다. 4년의 복귀까지, 강동원은 어떤 시간을 가졌을까.
◆ 강동원 “액션, 최대한 대역 안 쓰는 것이 목표”
실제로 만난 강동원 또한 신비로움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사투리가 밴 말투는 친근했고 두 눈에는 선함이 어려 있었다. 느린 호흡으로 이어가는 위트 있는 대화에서는 사람을 집중시키는 힘이 있었다. 강동원은 ‘군도’ 개봉을 앞두고 “연기한 게 좋았고 오래 기다린 영화라 설렌다. 업계에서 많은 칭찬을 받아 좋더라”며 “간혹 기존의 내 캐릭터와 비슷하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나에게는 모든 컷이 엄청난 도전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최고 무관의 실력을 갖췄음에도 서자의 한을 갖고 살아가는 조윤을 맡은 강동원은 ‘서늘한 느낌’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동원은 “좀 더 매서워 보이려고 했다. 전작의 그 어떤 작품보다도 고개를 숙인 채 정면을 보는 장면이 많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윤종빈 감독이 강동원을 1순위로 캐스팅했던 이유이기도 한 ‘멋짐’이 포인트로 짚었다. “조윤은 멋있어야 했다. 상업 액션 영화로서 조윤이 멋지게 돋보여야했다는 생각이 확고했다”
서늘함과 멋짐,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조윤의 액션 실력이 더욱 리얼함을 입어야 했을 것. 이에 강동원은 “최대한 대역을 안 쓰는 것이 목표였다. 적당한 것을 참지 못하는 성격이기도 하고, 액션 팀에 검을 맞겨둘 사람이 있나 싶었다. 결국 내가 맡아두는 게 가장 편하더라. 액션에 대한 부담감은 생각보다 없었다. 4~5개월 트레이닝을 했고 무언가 배우는 것을 즐기는 성격이다”라고 말했다. ‘상남자’라는 평가를 내리자 강동원은 “생각보단 허술한 성격이라, 매사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힘들고 다쳐도 하는 스타일”이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 강동원, “대중들, 나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
‘형사 Duelist’, ‘더 엑스’ 등 꾸준히 작품을 했으나 정식 복귀는 4년 만이었다. 강동원은 ‘군도’에 합류한다고 했을 때 만류하는 지인들이 많았다고 무덤덤하게 밝혔다. 강동원은 “쟁쟁한 배우들과 상대가 되겠나, 합류 안 했으면 좋겠다, 너 깨지는 거 아니냐. 이런 말들을 많이 들었다. 나는 나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 왔고 경력도 있고 작품 수에 있어서 함께 출연하는 배우들에 뒤지지 않았다. ‘그럼 난 뭘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랬더니 지인들이 ‘원톱 영화를 하라’고 했다. 좋은 영화와 나쁜 영화를 나눌 수 있을 지언정 영화에 원톱, 투톱이 어디 있나 싶었다. 나는 그런 게 싫었다. 무엇보다 윤종빈 감독이 잘 찍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이 안에서 멋지게 살아남을 것이라는 각오가 있었다. 누구보다 내가 연습해서 하면 되지 않겠나는 생각이었다. 좋은 작품이라 골랐을 뿐, 별다른 이유는 없다”고 전했다.
강동원을 평가 절하하는 주변 시선이나 대중들 평가에 대해서 스스로도 서운할 수 있겠다. 그러나 오히려 강동원은 담대했다. “나에 대한 기대치가 그 정도 밖에 안 되는 거 아니겠나. 그런데 그럴 때 오히려 마음이 편하더라. (하)정우 형은 사람들이 기대하는데 얼마나 부담스럽겠나. 그런데 나는 기대치가 항상 낮았고 영화 개봉 후에는 ‘기대보다는 잘했다’, ‘수월하게 했다’는 평가를 많이 받았다”며 “누가 나를 보고 ‘강동원 재발견’으로 검색하면 무수한 기사가 나온다더라. 그런데 실제 그랬다. 그만큼 기대치가 크지 않구나 싶다”
생각보다 털털하고 솔직했다. 어릴 때 논두렁에서 뛰어노는 것이 아직까지 행복한 기억으로 남는다며 자신을 ‘촌놈’으로 지칭하는 강동원에게 신비로운 존재로만 대하는 대중들의 평가에 대해 묻자 “방송에서는 말을 정화해야 하고 실수를 하면 안 되지 않나. 또 많은 사람들 가운데서 나서서 얘기하기도 어렵다. 인터뷰 아니고서야 말을 많이 하는 스타일도 아니라서 이렇게 인터뷰 시간이 지나면 혼이 나간 것 같기도 하다”며 웃었다.
◆ 강동원의 30대, “현장을 점점 즐기게 되더라”
‘군도’는 강동원의 30대 첫 작품이다. 이 작품에 도달하기까지 유일한 공백기가 있다면 군복무겠다. 강동원은 소집해제 전후에 달라진 점에 대해 “작품에 대하는 자세가 달라지진 않는다. 항상 올인하는 스타일이다. 외모에 대해 언급한다면 할 말이 없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그러면서도 “예전보다는 중압감이 좀 덜하다. 좀 더 릴렉스하게 되더라. 나름대로의 노하우도 생기고 점점 즐기게 된다. 현장에 있는 게 점점 좋아지고 행복해진다. 감독과 배우들이 얘기가 잘 통할 땐 더욱 행복하다”며 변화 지점을 밝혔다.
이어 강동원은 “사실 20대에도 쉬지 않고 일했다. 종종 강동원의 공백을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데뷔 이래 총 15작품 정도 찍었고 그 중 단 한 번도 제대로 쉰 적이 없다. 모르시는 분들 위해서라도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에게 쉬지 않고 작품에 임할 수 있는 배우로서의 원동력을 물었다. 강동원은 “나는 누구보다 작품을 찍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다. 만들어가는 것을 좋아하고 쾌감도 있고 행복하고 즐겁다. 그것이 내 힘이다”라고 전했다.
스타에서 배우로, 점차 자신의 입지를 넓히는 강동원에게 향후 배우가 아닌 연출자로서의 꿈을 물었다. 그의 대답은 유보적이었으나, 확실한 것은 강동원은 배우로서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그 누구보다 영화를 잘 찍을 수 있을까, 하는 것에는 의문이고 자신이 없다. 그러나 나중에 깨달은 바가 있다면 또 얘기가 달라지겠다. 지금은 영화라는 것에 대해 배우고 있는 중이다”
[사진= 최지연 기자]
리뷰스타 박주연기자 idsoft3@reviewsta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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