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아토피로 인해 잠 못 자는 아이, 성장에도 악영향

인천에 사는 이모씨(38)는 최근 수면부족으로 인해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유는 바로 소아 아토피를 앓고 있는 딸의 극심한 가려움증 때문이다. 아토피의 주요 증상 가운데 하나인 가려움증으로 인해 밤새 환부를 긁어대는 딸아이를 보고 있자면, 걱정으로 인해 쉽사리 잠을 청하기가 어렵다. 결국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것이 일상이다.

가려움증을 동반하는 아토피로 인해 밤잠을 설치는 것은 소아기 성장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성장호르몬은 보통 밤 10시에서부터 새벽 2시 사이에 가장 왕성하게 분비되는데, 그 시간에 숙면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성장에 필요한 기본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소아 아토피를 조기에 치료해야 하는 이유다.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 3월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연평균 약 104만명의 환자들이 아토피 진료를 받았다. 그 중 48.5%가 9세 이하의 소아로 나타났다. 또 그 가운데 67.6%는 4세 이하였다.

◆면역력 떨어져 아토피 유병률 높아

아토피는 대부분 가계적 유전적, 환경적인 요인으로 인해 면역체계 이상과 면역력이 교란돼 나타나는 질병이다. 부모 중 한 명이 아토피인 경우 자녀에게 유전될 확률은 50%나 된다. 보통 면역력이 취약한 아이들에게 흔히 나타난다. 2세 이상 10세 이하의 소아기에는 얼굴보다는 팔다리의 접히는 부분, 목의 접히는 부분에 증상이 많이 나타나고 건조한 습진 형태로 나타난다. 이 때 가려움, 진물, 딱지, 고름 등의 증상을 보이며 천식이나 비염과 같은 2차적인 질환을 동반하기도 한다.
오은영 생기한의원 인천점 원장은 “아토피의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피부 내부의 혈액순환을 개선시켜 피부세포가 정상적으로 재생될 수 있도록 하고 피부세포 및 모세혈관 속의 염증과 독소를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진피층 모세혈관의 핼액 순환과 표피층의 염증과 독소의 배출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는 치료법이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소아 아토피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 개인의 특성에 맞는 맞춤치료다. 특히 면역력의 취약으로 인한 유병률이 높은 소아 아토피는 피부에 발생한 증상만 없애기보다는 몸을 건강하게 만들어 소아 스스로가 이겨낼 수 있도록 하는 치료가 중요하다.◆환경 및 생활습관 개선 중요

아토피 피부염은 주변의 환경 및 생활습관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악화 요인을 찾아내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실내온도는 18~22 ˚C, 실내습도는 50~55%로 일정하게 유지하고 세제나 비누에 많이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모직이나 나일론으로 만든 의류는 피하는 게 좋고, 피부가 건조하기 때문에 피부 보습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환경 뿐만 아니라 식습관의 개선도 필요하다. 아토피 피부염을 일으키는 다양한 음식물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달걀, 우유, 고기, 밀가루, 초콜릿, 패스트푸드 등이다. 그러나 소아의 경우 음식물을 심하게 제한하게 되면 성장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 후 처방에 따른 관리가 필요하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