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길 찾은 글로벌광통신, 中·동남아 광케이블 시장 개척으로 불황 돌파
입력
수정
지면A20
산업단지, 혁신의 현장광주광역시 대촌동 첨단과학산업단지 내 광케이블전문 제조업체 글로벌광통신의 박인철 사장 명함은 회사 영문표기인 ‘GOC’와 함께 해외 투자법인회사 이름이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PT.INTI-GOC’는 지난해 인도네시아 국영통신사인 ‘INTI’와 손잡고 세운 현지 합작회사이고 ‘HZ-GOC’는 2년 전 중국 항저우의 연매출 2조원 규모 광통신업체 부춘강유한회사와 공동 설립한 광케이블 생산업체다.
불황때 해외로 눈 돌려…中·인도네시아에 합작사
철저한 현지화로 수주 '순풍'…2014년 매출 600억원 목표
명함엔 또 회사가 100% 투자한 인도네시아 현지 마케팅업체 PT.GOCI, 광통신부품인 스플리터를 생산하는 광주의 P-CUBE(주) 등도 인쇄돼 있다.○해외 돌파구로 경영위기 타개
박 사장의 명함이 ‘글로벌화’한 건 2년 전부터다. 이전의 ‘글로벌광통신’ 명함을 가지고 다니던 당시 회사는 위기였다. 유럽 금융위기 여파가 채 가라앉지 않았고 광통신산업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침체에 빠졌다. 2001년 3월 설립 이후 매년 두 배가량 성장하던 매출은 190억원대에서 2년째 제자리걸음을 했다. 그해 32억원의 적자를 냈다.
LG산전 등에서 영업맨으로 잔뼈가 굵은 박 사장은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지난해 35% 지분투자로 설립한 중국 항저우의 HZ-GOC는 광케이블과 광분배기인 스플리터를 생산, 중국과 인근 동남아 시장을 개척했다.인도네시아 국영통신사와 손을 잡은 덕에 주문이 쏟아졌다. 75% 지분투자한 인도네시아 INTI-GOC는 반둥에 월 5000㎞의 광케이블 생산능력을 갖춘 공장을 준공해 지난 4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현지화 전략 결실
박 사장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장은 최근 광통신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등 뜨고 있는 시장”이라며 “세계 광통신업체들이 눈독을 들이는 만큼 시장의 벽도 높아지는 추세”라고 소개했다. 글로벌광통신은 인도네시아 공장 가동을 위해 지난해 현지 엔지니어 5명에 이어 추가로 6명을 뽑아 광주에서 기술연수 중이다.광주 본사직원 85명 중 연구인력은 9명으로 10%가 넘는다. 이들의 왕성한 연구력이 회사가 광케이블 분야에서만 20여개의 제작기술을 보유하게 된 원천이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의 전 차량에 부착하는 무선정보인식기술인 전자태크(RFID)를 개발해 면세유 부정 주유에 따른 인도네시아 국영석유회사 페르타미나의 적자 누적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큰 힘을 보탰다.
○세계 10위권 목표
해외 진출이 순풍을 타면서 회사는 지난해 27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 매출 목표는 600억원으로 잡았다.박 사장은 “국내 광통신시장은 2012년 이후 정체 상태”라며 “기존 구리선에서 광통신선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는 동남아와 남미 유럽시장에서 향후 2~3년 내에 생산공장 세 곳 정도를 세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응용센서분야를 미래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수질분석센서, 무채혈 혈당계, 광트랜시버 등의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그는 “스마트 가전 등의 양방향 통신 발달 속도로 볼 때 향후 5년 내 매출 3000억원 규모, 세계 10위권 업체로 성장하는 것이 먼 꿈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광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