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6곳 성적표, 여야 지도부 운명 가른다

재·보궐선거 D-1
새누리 '7석+ α' 새정치聯 '5+ α' 승패 분기점

與, 승리땐 김무성 체제 안착…혁신 '탄력'
野, 패배땐 金·安 책임론 일면서 거센 후폭풍
7·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여야 지도부가 막판 유세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이번 선거의 최종 승패 구도에 관심이 모아진다. 전체 15개 선거구 중 각 당이 몇 곳에서 승리하느냐에 따라 여야 힘의 균형은 물론 당내 권력지형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수도권 6곳 성적이 관건새누리당은 15개 선거구 중 원래 차지하고 있던 9곳에서 승리해야 말 그대로 ‘본전’이다. 지도부가 기존 지역구 사수 못지않게 중요시하는 게 원내 과반 의석 확보다. 현재 147석을 가진 새누리당이 원내 과반 여당이 되기 위해서는 4석이 필요하다. 당내에서는 승리를 공언할 심리적 마지노선을 ‘7석+α’로 삼는 분위기다. 재선의 김성태 의원은 “15개 지역 중 절반 이상 승리해야 완벽한 여당의 승리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28일 현재 자체 분석을 통해 동작을과 수원을(권선) 등 6개 지역의 승리를 기정사실화한 새누리당은 박빙 지역인 평택을과 수원정(영통), 대전 대덕구 등을 승리 지역으로 보탠다는 전략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이 보는 승패 분기점은 ‘5+α’다. 송호창 당 전략기획본부장은 “새정치연합의 지역구였던 5곳을 지키면 선방이고, 여기서 몇 곳을 더 얻으면 승리라고 본다”고 했다. 수원병(팔당), 수원정, 평택을 등 박빙 우세로 보는 수도권 지역을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선거 결과에 따라선 여야 모두 자신의 승리라고 선언하는 모호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국회 관계자는 “전체 승패만 놓고 본다면 여야 어느 쪽의 승리라고 단정할 수 없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결국 수도권 6곳의 성적표와 상대당 지역구를 몇 석이나 빼앗았는지가 어느 한 쪽의 판정승을 가늠할 기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승패 따라 당내 후폭풍 일 듯

이번 선거는 여야 지도부의 운명도 가를 전망이다. 새누리당의 경우 선거 승리시 갓 출범한 김무성 대표 체제가 안착하며 김 대표의 향후 당 혁신 작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청 관계에서도 상대적으로 김 대표의 입지가 탄탄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패배시 지도부 책임론이 불거지며 기존 주류 세력의 현 체제 흔들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야당이 지면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에 대한 책임론이 일면서 리더십이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당 관계자는 “권은희 광주 광산을 후보와 기동민 서울 동작을 후보의 전략공천 과정이 당 안팎에서 거센 비판을 받으면서 전체 선거에도 악영향을 끼쳤다”며 “현상 유지(5석)를 하더라도 핵심 승부처인 서울 동작을과 ‘수원 3각 벨트’를 모두 새누리당에 내줄 경우 현 지도부가 버티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반면 텃밭인 호남 4곳을 모두 가져오고 수도권에서 2~3석 정도를 얻어 총 6~7석을 확보하면 현 지도부 체제가 내년 3월까지 무리 없이 굴러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정호/이호기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