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 ASD테크놀로지 "작은 기업도 드롭박스 같은 서비스 가능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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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용 클라우드 솔루션 개발한 ASD테크놀로지시작은 2010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였다. 지난해 클라우드 솔루션 개발업체 ASD테크놀로지를 창업한 이선웅 대표는 당시 LG전자에서 신사업 발굴 업무를 맡고 있었다. LG텔레콤(현 LG유플러스)에서 LG전자로 옮긴 지 1년이 안 된 2010년, 그가 러시아법인으로 발령받은 것은 클라우드 신사업 전략을 짠 그가 직접 현지에서 사업을 진두지휘하라는 지시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2012년 5월 LG전자는 경쟁사보다 빠르게 ‘LG 클라우드’를 출시할 수 있었다.
클라우드 구축 힘든 기업에 플랫폼 제공·시스템 구축
中 화웨이 등 고객사 유치…2014년 매출 150만弗 기대
하지만 하드웨어 중심으로 돌아가는 LG전자 안에서 한계를 느끼고 지난해 독립했다. 지난 25일 서울 대치동 사무실에서 만난 이 대표는 “앞으로 통신사든 가전회사든 자동차 회사든 모든 서비스 기반이 클라우드 플랫폼을 중심으로 이뤄지게 된다”며 “기업들의 클라우드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ASD테크놀로지는 러시아에 30명, 한국에 7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기업에 클라우드 솔루션 판매
ASD테크놀로지가 만든 ‘클라우다이크’는 기업을 위한 클라우드 솔루션이다. 고객에게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지만 기술 시간 자금이 부족한 기업이 대상이다. 예컨대 통신사는 고객이 경쟁사로 이탈하는 것을 막기 위해 사진 음악 문서 등을 저장할 수 있는 무료 저장소를 제공하고 싶어한다. 가전회사는 N스크린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클라우드 플랫폼이 필요하다.
하지만 자체 클라우드 플랫폼을 구축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LG전자도 시제품을 만드는 데 2년의 시간과 50억원의 비용이 들었다”며 “많은 기업이 클라우드를 하고 싶지만 직접 개발을 못해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클라우다이크를 가져다 쓰면 어떤 기업이든 ‘드롭박스’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다. ASD테크놀로지 엔지니어들이 기업의 요구에 맞춰 기능과 디자인 설정, 시스템 구축까지 다 해준다.
그는 “드롭박스도 유료 가입자는 4%에 불과할 정도로 클라우드를 직접 제공해선 돈을 벌기 힘들다”며 “ASD테크놀로지는 기업에 솔루션을 팔고 가입자당 라이선스료를 받아 수익 모델이 탄탄하다”고 말했다. 통신사가 고객에게 무료 클라우드 저장소를 제공하면서 ASD테크놀로지에 가입자당 1~5달러를 주는 식이다. 지난해 80만달러의 매출을 올린 ASD테크놀로지는 올해 150만달러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러시아 통신사 등이 고객사중학생 아들을 둔 이 대표가 대기업인 LG전자를 박차고 나와 창업에 도전한 것은 러시아에서 온갖 역경을 헤치며 개발한 제품을 이대로 두기에는 너무 아까웠기 때문이다. 가장 큰 위기는 2010년 10월 남용 LG전자 최고경영자(CEO)가 실적 부진을 이유로 물러날 때였다. 모든 신규 투자가 중단됐다. 클라우드 프로젝트도 지원이 끊긴 채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그는 “앞으로 반드시 클라우드 세상이 올 거라고 믿었고 LG전자가 이 기회를 놓치면 스마트폰 때처럼 다시 한번 실기하게 될 것으로 판단했다”며 “서울 본사로 출장을 가 TV와 모바일 사업부를 찾아다니며 꼭 이 프로젝트를 살려야 한다고 호소해 50만달러를 받아낼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LG전자의 클라우드 기술을 개발한 이력을 높이 평가받아 ASD테크놀로지는 러시아 2위 통신사 메가폰, 터키 1위 가전회사 베스텔, 중국 화웨이 등을 고객사로 유치했다. 러시아 1위 통신사인 MTS와도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솔루션을 계속 고도화시켜 클라우드 분야에서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회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