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평창 성공, 무거운 책임감 느낀다"

한진그룹 경영에 한미재계회의·전경련 '중책'…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까지

평창 조직위원장 공식 선임
"경영은 시스템으로 하는 것…강원도민 목소리 많이 듣겠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습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세계적인 축제로 성공시켜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사진)이 31일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으로 공식 선임됐다. 조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총회에서 재적위원(120명)의 과반 찬성으로 새 조직위원장으로 선출됐다.이로써 그는 조만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승인을 받는 대로 조직위원장으로서 공식 활동을 시작한다. 임기는 당초 지난 7월21일 사임한 김진선 전 위원장의 잔여임기인 내년 10월18일까지였으나, 이날 총회에서 문체부 장관 승인일로부터 2년으로 정해졌다.

조 회장은 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평창동계올림픽을 세계적인 축제로 성공시켜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2009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을 맡았던 경험을 살려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른 시일 내에 현안을 파악하고, (평창동계올림픽 준비와 관련한) 중앙정부와 강원도 간 이견을 좁히는 한편 강원도민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원래 (조직위원장직을) 고사했는데 주변 지인들이 워낙 강하게 권했다”며 “매우 어려운 결단이었다”고 했다. 한진그룹 경영에 신경 써야 하는 상황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을 맡겠다는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았다는 얘기다.최근 들어 조 회장은 분초를 쪼개 써도 부족할 정도로 ‘일복’이 터졌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한진그룹 회장으로서 올해 초부터 그룹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챙기고 있는 가운데 지난 4월 말부터는 한진해운 경영까지 총괄하고 있다. 한진해운은 고 조수호 회장의 부인 최은영 회장이 독자 경영해오다가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조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겼다. 조 회장은 4월29일 한진해운 대표이사 회장을 맡아 경영정상화 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런 노력 덕분에 한진해운은 7분기 만에 영업이익을 내는 등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재계 쪽 업무도 많다. 그는 올해 초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의 뒤를 이어 한·미재계회의 한국 측 위원장을 맡았다. 비슷한 시기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정책위원장직도 새로 맡았다. 경제계 입장을 대변해 정부에 주요 경제정책에 대한 개선 요구와 건의를 해야 하는 자리다.

조 회장은 기업 경영과 조직위원장 활동을 병행해야 하는 것과 관련, “경영은 한 사람이 결정하는 게 아니라 시스템으로 진행하는 것”이라며 “회사와 조직위 활동을 병행하는 과정이 힘은 들겠지만, 별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태명/이미아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