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신 감독의 50kg 감량 프로젝트] 1주일 0.1㎏ 감량 그쳐…고비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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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not?'지난달 31일 회사 선배가 소중한 제보를 해줬다. “신성섭 한국경제신문 29초영화제 사무국장(감독)이 카드값도 줄였다더라.” 다이어트에 돌입하기 전과 후의 씀씀이가 달라졌다는 얘기다.
조미현 기자의 밀착 관찰기
신 감독에게 곧바로 전화했다. 지난달 카드값이 얼마 나왔냐고 물어봤다. 결혼도 안 한 총각에게 카드값까지 공개하라고 요구하는 게 지나치다는 생각을 잠깐 했지만 밀착 관찰자로서 어쩔 수 없었다. 그는 ‘대체 어디서 들은 거냐’는 반응을 보이며 당황해했다. 하지만 신 감독은 저항하지 않고 6월과 7월 자신이 쓴 카드 명세서를 보내왔다.다이어트를 시작하기 전 6월에 L사 카드로 결제한 식대는 26만6100원. S소금구이, P베이커리, N닭집, L패스트푸드점 등이었다. 하지만 프로젝트를 시작한 7월에는 15일까지 쓴 식대 관련 비용이 8900원이다. 7월 전체 정산 내역은 나오지 않았지만 확연히 금액이 줄었다. 신 감독은 “L사 카드를 포함해 여러 장의 신용카드를 돌아가며 쓰고 있다”며 “사용하는 카드 모두 식대 비용이 줄었다”고 말했다.
1일 기준 신 감독의 몸무게는 114.1㎏이었다. 한 주 전보다 0.1㎏밖에 빠지지 않았다. 지난 한 달 동안 매주 3~6㎏가량 꾸준히 뺀 것과 비교하면 안 빠져도 너무 안 빠졌다.신 감독은 살이 빠지지 않은 이유에 대해 “한 주 동안 너무 바빴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주 내내 한경 29초영화제 출품작을 심사했다. 영화제에 출품된 작품만 670개에 이른다. 그는 “매일 끼니를 거를 정도로 바빴다”며 “밤 11시 넘어 퇴근하고 출출한 배를 초콜릿으로 채울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신 감독이 살을 뺄 수 있었던 건 저열량 식이요법을 했기 때문이다. 과일, 채소, 닭가슴살 등 비교적 고루 영양소를 섭취하면서 칼로리는 낮은 음식을 먹었다. 또 규칙적으로 식사 시간을 가진 것도 도움이 됐다. 그런데 ‘밤 11시의 초콜릿’이라니….신 감독은 지난달 2일 프로젝트를 시작했을 때 몸무게(132㎏)의 13.6%(17.9㎏)를 현재까지 뺐다. 몸무게의 10% 이상 빠지면 몸이 감량에 적응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오히려 체중 조절이 앞으로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우리 몸은 섭취한 에너지의 일부를 저장하려는 속성이 있는데, 살이 빠질수록 몸은 에너지 저장량을 더 늘리려 한다는 것이다.
신 감독처럼 불규칙하게 초콜릿과 같은 열량이 높은 음식을 먹었다면 몸에 열량 대부분이 축적됐을 가능성이 있다. 이대택 국민대 교수(스포츠과학연구소장)는 “이런 이유 때문에 다이어트를 해도 역으로 살이 찌는 경우도 있다”며 “운동을 해도 체중이 빠지지 않을 수 있어 정체기가 온 것인지는 운동을 시작한 뒤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신 감독에게 뭔가 조언을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굴뚝 같았다. 신 감독은 이런 내 마음을 눈치챘는지 “다음주부터 운동을 열심히 할 거예요. 걱정하지 마세요. 살 빠져요”라고 말했다. 살이 1주일 전보다 더 찌지는 않았다는 사실을 위안거리로 삼으며 일단 그의 말을 믿기로 했다.
▶신감독의 50kg 감량 프로젝트 WHY NOT?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