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철책 지키는 최전방 장병들, 莊子 강의·음악공연 '한여름의 힐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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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사 1병영
21사단-빙그레 '육군 토크콘서트'

담당 휴전선 철책이 40여㎞로 전군에서 가장 길고 작전지역도 험악하기로 유명한 육군 제21보병사단의 서준동 정훈공보참모는 지난달 31일 강원 양구군 신병교육대에서 열린 ‘1사1병영 토크콘서트 생.동.감’이 끝난 뒤 이같이 고마워했다. 육군본부가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이 후원하는 이번 행사는 올 들어 28사단, 3사단에 이어 세 번째로 열렸다.1976년 제일기획에 입사한 지 30여년 만에 대표이사에 오른 뒤 6년간 경영을 책임졌던 김낙회 상담역은 ‘세상에 쓸모없는 것은 하나도 없다(無用之用)’고 한 장자를 화두로 강의에 나섰다. “강원도 백골사단(3사단)에 배치된 뒤 ‘졸면 죽는다’는 구호를 보고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34개월간 최전선을 지켰습니다. 정신만 차리면 뭐든지 할 수 있음을 군에서 배웠고요.”
그는 사원 시절 창의력이 없다는 질타를 받은 뒤 오전 4시30분에 일어나 가장 먼저 출근해 동료의 책상을 닦고 부장 책상 위 화병에 물을 주며 매일 한 시간씩 일본어를 공부한 끝에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성공의 비결로 끈기와 성실성, 타인 인정하기, 피할 수 없다면 즐기기, 늘 감사하는 마음 갖기를 손꼽았다.
총 2시간45분에 걸친 콘서트 앞뒤로 세미트로트 ‘도도’, 전자바이올린 2인조 ‘스톰’, 커버댄스 ‘하이힐’, 걸그룹 ‘클레프’ 등 매력 넘치는 여성들이 공연할 때마다 장병 550여명은 환호성을 질렀다.이날 행사를 후원한 빙그레의 이건영 대표는 안수태 21사단장과 만나 “1978년 ROTC 16기로 임관해 21사단 63연대 12중대 소대장으로 근무하며 체력과 정신력을 키운 덕택에 최고경영자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안 사단장은 “병영콘서트로 장병들 사기가 많이 올랐고 입가에는 빙그레 웃음꽃이 피었다”며 “1사1병영 자매결연사인 빙그레와의 특별한 우정이 지속되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양구=최승욱 선임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