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에볼라 비상사태' 선포 앞두고…덕성여대 "행사 예정대로"

덕성여대 홈페이지 화면
이른바 '에볼라 바이러스' 논란에 싸인 덕성여자대학이 국제 행사를 강행하기로 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덕성여대는 유엔 여성기구(UN Women)와 함께 4일부터 '제2차 차세대 여성 글로벌 파트너십 세계대회'를 '공감적 봉사 : 여성 임파워먼트를 위한 교육'이란 주제로 개최한다.이 행사는 세계 32개국에서 대학생 500여명이 참가해 국제사회 여성 문제를 짚어보는 자리다.

하지만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가 발생한 나이지리아를 포함해 알제리, 르완다, 가나 등 아프리카 11개국에서 35여명이 참가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

이에 덕성여대 학생들과 누리꾼들을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고, 결국 다음의 '아고라'는 물론 청와대 자유게시판에도 청원이 이어졌다.덕성여대의 한 학생이 지난 2일 누리꾼 1만명의 서명을 목표로 올린 '아고라' 청원엔 하루만에 1만2200여명이 서명하며 한목소리를 냈다.

이에 덕성여대는 4일 오후 4시께 행사와 관련한 긴급 회의를 가진 직후 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다만 덕성여대 측은 "에볼라 환자가 발생한 나이지리아 학생 3명에 대한 초청을 철회 했으며, 우려를 자아냈던 콩고와 알제리 학생 4명 역시 에볼라와는 무관한 비자나 여권 문제로 항공기에 탑승하지 못했다"며 진화에 나섰다.초청이 철회된 나이지리아 학생들의 반발도 거셌다고 덧붙였다.

이들을 제외하고 행사에 참가하기로 되어 있는 아프리카 학생들은 9개국 28명이며, 이날 오전 이미 입국한 일부에 이어 나머지 학생들도 모두 입국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덕성여대 관계자는 "유엔 여성기구와 함께 개최하는 만큼 발병 환자가 한 명도 없는 나머지 아프리카 국가 학생까지 입국을 막거나 행사를 취소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또한 "질병관리본부, 출입국관리소, 외교부에 지속적으로 대응방안을 문의하여 조치하고 있다"며 "질병관리본부에 아프리카 참석자들의 항공편 및 명단을 제출하며 검역강화를 의뢰하는 한편, 입국 전 적외선 체온 측정과 의료진 문진 등이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덕성여대의 이러한 해명과 결정에도 누리꾼들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덕성여대가 멀리 봤으면 좋겠네요", "덕성여대, 샘물교회를 잊었나요", "덕성여대, 온 세계가 비상인 걸 알았으면 좋겠네요" 등으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가 6일 긴급회의를 열어 세계적 비상사태 선포를 논의하기로 하는 등 국제사회의 대응이 본격화되고 있어 덕성여대의 결정이 '만약의 경우'를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미국에선 에볼라에 감염된 자국민 송환으로 우려 여론이 빗발치는 등 사회적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한편 정부는 4일 에볼라 바이러스와 관련한 긴급 대책회의를 가질 예정이며, 보건당국은 에볼라 감염이 의심되는 국민은 입국을 연기하라고 권고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