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롭쉬 한국지멘스 대표 "제조업에 IT·빅데이터 결합…팔 쓰는 노동자 곧 사라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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귄터 클롭쉬 한국지멘스 인더스트리부문 대표(62·사진)는 5일 독일 정부와 기업들이 함께 제조 혁신을 위해 추진 중인 ‘인더스트리 4.0’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인더스트리 4.0은 독일이 제조업 혁신을 위해 2012년부터 전통적 생산현장에 사물인터넷(IoT)과 빅데이터 관리시스템 등 정보기술(IT)을 접목해 새로운 제조공정 솔루션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클롭쉬 대표는 이날 서울 충정로 본사에서 한 인터뷰에서 “독일의 인더스트리 4.0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장벽을 허물어 업무 효율과 유연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앞으로 공장 근로자의 역할은 창의적 아이디어 제시와 의사결정 등 두뇌를 쓰는 일에 집중될 것”이라고 전했다.
클롭쉬 대표는 “인더스트리 4.0이 추구하는 제조업의 미래는 소비자 맞춤형 대량생산체제”라며 “자동차를 예로 들면 특정 소비자가 원하는 옵션이 생산현장에 바로 전달돼 제작공정에 반영되고, 그 자료가 모든 직원들과 공유된다”고 설명했다. 생산량에선 기존의 대량생산을 유지하지만 개별 소비자로선 자신만의 자동차를 가질 수 있다는 의미다.클롭쉬 대표는 인더스트리 4.0 시대에 필요한 인재상으로는 ‘하나의 대상을 다양한 각도로 바라볼 수 있는 멀티형’을 꼽았다.
그는 “모든 공정을 두루 살필 수 있는 넓은 시야를 갖는 게 중요하다”며 “비단 이공계 지식뿐만 아니라 철학과 심리학, 예술 등의 소양을 기를 수 있도록 학교 교육이 뒷받침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클롭쉬 대표는 한국 제조업의 현주소와 관련, “기술력은 좋지만 혁신 속도 및 공정 유연성이 비교적 떨어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외국계 기업으로서 특정 제품을 수입할 때 필요한 인증절차가 너무 까다롭고 복잡하다”며 “‘빨리빨리’를 강조하는 한국에서 왜 그런 인증절차는 ‘빨리빨리’가 안 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