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성공 원한다면 때를 노려라

퍼펙트 타이밍
스튜어트 앨버트 지음 / 유지훈 옮김 / 아템포 / 368쪽 / 1만7000원
두 개의 바퀴가 달린 기계 위에 가만히 서 있으면 모터로 달리는 세그웨이. 2001년 이 혁신적인 이동수단이 나오자마자 사람들은 열광했다. 그러나 미국의 여러 주(州) 정부는 인도에서 세그웨이의 사용을 금지했다. 제조회사가 비밀리에 개발한 탓에 정부를 상대로 로비 활동을 벌이지 못했던 것. 소비자들은 시험 운전을 하지 못해 구매를 망설였고, 회사는 법 개정이 이뤄지기까지 5년간 영업 손실을 내며 힘겨운 시절을 보냈다. 세그웨이 개발자들은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했지만 출시 타이밍과 순서를 잘못 계산하는 바람에 불필요한 손해를 봐야 했다.

《퍼펙트 타이밍》의 저자는 이처럼 타이밍이 맞지 않아 생기는 실패 사례가 부지기수인데,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만 골몰하는 경향이 있다고 진단한다. 그는 20년간 2000건 이상의 타이밍 관련 에피소드를 분석해 비즈니스와 일상에서 타이밍을 포착할 수 있는 비결을 제시한다.책에 따르면 ‘타이밍은 직감이 아니라 기술’이다. 따라서 시간의 구성 요소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저자는 시간의 구조를 음악의 악보로 비유한다. 사건과 관련된 순서, 구두점, 간격, 속도, 패턴, 다중성을 고려해야 정확한 타이밍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 예를 들어 중앙은행이 금리를 조정하는 날짜는 ‘투자 달력’의 구두점 역할을 한다. 스마트폰의 발전 속도를 잘못 계산한 노키아는 이를 쉽사리 따라잡지 못하고 쇠락했다.

저자는 비즈니스에서 동시다발로 사건이 일어나는 다중성의 시간에 대한 개념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기업이 인수합병되고, 신기술이 제조공정을 바꾸고, 시장은 진화하고 등 모든 과정은 동시에 발생한다. 따라서 역사가 직진하며 차곡차곡 쌓인다는 추보식 개념을 버려야 한다는 얘기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