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두뇌가 콜레스테롤을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식탁
정재훈 지음 / 다른세상 / 288쪽 / 1만4000원
콜레스테롤은 혈관을 막아서 심장병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치매의 원인으로도 의심받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콜레스테롤을 건강의 적으로 생각하며 달걀과 버터를 기피하는 이유다. 하지만 콜레스테롤에는 또 다른 얼굴이 있다. 칼로리는 제로(0), 두뇌 발달에 없어서는 안 되는 성분이다.

《생각하는 식탁》에서 저자는 흑백논리로 음식과 영양소를 평가해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건강 정보와 식품 마케팅의 모순과 폐단을 파헤친다. 마트에서 일반적으로 장을 보는 순서대로 과일과 채소로 시작해 가공식품, 계란과 육류를 거쳐 과자류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먹는 주요 먹을거리에 대한 건강 상식과 마케팅의 허실을 조목조목 지적한다.토마토에 들어 있는 라이코펜은 정말 암을 예방할까. 저자는 라이코펜과 같은 항산화제가 암을 예방한다는 증거는 불분명하다고 주장한다. 그런데도 매일 아침 수많은 사람들이 암을 예방하려고 토마토를 갈아서 마신다.

미국 식품회사 케인즈케첩은 ‘가공된 토마토에는 생 토마토보다 라이코펜이 더 많이 들어 있으니 케첩을 더 많이 먹으라’는 요지의 광고를 한동안 게재하기도 했다. 저자는 라이코펜이 설령 건강에 좋다고 해도 케첩으로 섭취하는 건 그리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말한다. 케첩에는 라이코펜보다 훨씬 많은 양의 당분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무엇을 어떻게 먹느냐’의 문제는 단순하지 않다. 저자는 건강한 식습관과 음식에 대해 오랫동안 전해 내려온, 단순하지만 쉬운 해결책을 제시한다. “음식을 골고루 먹되, 가급적 소식하라. 나머지는 우리 몸에 맡기면 될 일이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