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상용차 재도약 시동…"2020년 글로벌 빅2 간다"

9월 15인승 밴 공개…중형트럭 신차도 개발중
韓·中·유럽 생산벨트 구축…年産 40만대로 확대
현대자동차가 상용차 생산능력을 확충해 2020년도까지 연간 판매량을 40만대로 확대한다. 지난해 판매량(6만4000대)보다 6배 이상 많은 규모다. 현대차는 지난 6월 대형 트럭 ‘트라고 엑시언트’를 생산하는 연산 16만대 규모의 중국 쓰촨 공장을 가동한 데 이어 올해 말부터 터키에서 15인승 상용 밴(사진) 생산을 시작한다. 한국(전주)과 중국, 유럽을 아우르는 상용차 생산 벨트가 구축하게 되는 것이다. 현대차는 올해를 상용차 사업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판매 증대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7일 현대차에 따르면 이 회사는 다음달 25일 독일 하노버에서 열리는 국제상용차모터쇼에 15인승 밴을 출품할 예정이다. 스타렉스(12인승)와 카운티 버스(25인승)의 중간급이다. 미니밴인 스타렉스는 승용차로 분류되며 15인승 밴부터 상용차에 포함된다. 경쟁차종은 다임러트럭 산하 벤츠의 스프린터, 포드 트랜짓, 램의 프로마스터 등이다.

이 중 스프린터가 가장 높은 인지도와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밴 시장이 크게 형성된 유럽시장을 중점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유럽 자동차 시장은 여전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올 상반기 밴 판매량은 전년 대비 10% 증가하는 등 성장세가 뚜렷하다”며 “밴으로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량 앞부분을 돌출된 ‘세미 보닛 타입’으로 설계한 것도 유럽 소비자들의 취향을 고려한 것이다. 차량은 터키 서부 부르사 지역 공장에서 생산하게 된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2012년 터키의 상용차 제조사인 카르산과 함께 생산협력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이 프로젝트에 현대차가 2000억원, 카르산이 600억원을 투입했다. 공장에서 생산된 밴은 유럽과 함께 아프리카, 중동 지역으로도 수출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밴의 첫해 생산량은 1만~2만대 수준으로 시장 수요에 따라 5만대 이상으로 늘릴 수 있다”며 “전주 상용차 공장에서도 내년 초부터 밴을 1만대 안팎으로 생산해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공장은 국내 수요 감소와 노사갈등 등으로 연간 생산량이 2010년 6만3992대에서 지난해 5만9810대까지 떨어졌다. 현대차는 15인승 밴의 국내 시장 규모가 1만5000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는 밴과 함께 중형 트럭도 개발 중이다. 이 역시 다임러트럭의 벤츠 ‘스프린터 캡’ 트럭과 경쟁할 것을 염두에 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앞으로 중대형 트럭 신차 판매를 늘려 유럽과 중국,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갈 것”이라며 “2020년에는 글로벌 상용차 시장에서 총 40만대를 판매해 다임러트럭에 이은 글로벌 톱2 상용차 제조사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설명했다.현대차는 지난해 상용차 부문(소형 트럭인 포터와 봉고 제외)에서 6만4538대를 판매했다. 전년(6만6631대) 대비 3.1% 줄어드는 등 2년째 감소세를 보였다. 하지만 올해는 대형트럭 ‘트라고 엑시언트’를 생산하는 쓰촨 공장 가동에 힘입어 1~7월 누적 판매량이 6만1901대로 늘었다. 이 추세라면 올해 사상 첫 10만대 판매를 돌파, 글로벌 시장에서 다임러트럭과 볼보트럭에 이어 3위로 올라서게 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 다임러트럭의 생산량이 압도적으로 많은 가운데 다른 업체의 물량 확대 경쟁이 진행되는 만큼 생산 규모를 늘려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