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V·DTI 완화 1주일] 모델하우스에 3만 인파…서울 거래량 54%↑

강남아파트 낙찰가율 7%P↑…감정가 넘는 고가 낙찰 속출
여름 휴가철 비수기 무색…전문가 "국회·실물경기가 변수"
중흥건설이 지난 8일 광주 첨단지구에서 문을 연 ‘중흥S-클래스 리버시티’ 모델하우스가 발 디딜 틈 없이 붐비고 있다. 10일까지 3일간 약 1만 5000명의 방문객이 찾았다. 중흥건설 제공
서울 서초동 S공인 윤모 사장(48)은 이번 주말부터 떠나려고 했던 여름휴가를 미루기로 했다. 지난달까지 하루에 문의 전화 한 통 받기가 어려웠지만 이달 들어 집을 구하려는 수요자들이 하루에 서너 팀씩 방문하고 있어서다.

전통적으로 여름 휴가철인 8월은 비수기지만 주택 거래가 늘어나고 경매시장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상승하는 등 부동산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경환 경제팀 출범에 힘입어 지난달부터 시작된 회복세가 이달 들어 더욱 강해지고 있다”며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 폐지, 분양가상한제 탄력 적용 등 부동산 규제 완화책이 국회를 통과하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 5년 만에 최대

10일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이후 이달 1주일(1~7일)간 하루평균 아파트 거래량은 15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1건)보다 54%나 늘었다.매년 8월 기준으로는 2009년(269건) 이후 가장 많다. 특히 적정 주택거래량의 판단 기준이 되는 최근 5년(2009~2013년)간 8월 하루평균 거래량(134건)과 비교해서도 16%가량 많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부동산 거래 신고는 잔금일 이후 60일 안에 하면 된다”며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내정된 지난 6월 중순 이후 LTV 등 규제 완화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거래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까지 몰리면서 실거래가격도 상승세다. 서울 서초동 서초 유원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지난 5일 2500만원 이상 뛴 7억25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11일과 18일에는 각각 6억9300만원과 7억원에 매매됐다.◆강남3구 아파트 낙찰가율 90%대

LTV와 DTI 등 대출 규제 완화로 구매력이 높아지면서 경매시장 낙찰가율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경매정보업체인 지지옥션 집계 결과 이달(1~7일)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94.8%로 전달(87.8%)보다 7%포인트 올랐다. 감정가가 10억원이라면 9억4800만원에 낙찰된 셈이다.지난 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경매에 부쳐진 서초구 방배동 삼환 나띠르빌 148㎡에는 17명이 몰려 감정가(7억4500만원)보다 높은 7억4561만원에 낙찰됐다.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183㎡(낙찰가율 102.4%)와 방배동 신동아아파트 106㎡(낙찰가율 102.2%) 등도 낙찰가가 감정가를 웃돌았다.

이서복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낙찰가율이 80% 이상이면 경매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고 보는데 이달 시장은 ‘과열’이 우려될 정도로 뜨거운 수준”이라며 “주택시장의 바로미터인 강남3구 아파트값이 먼저 뛸 것으로 예상한 투자자들이 몰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수요자의 매수세 유입돼야

호반건설이 위례신도시에 문을 연 위례 호반베르디움 모델하우스에 최근 3일 동안 2만8000여명이 방문하고, EG건설의 경남 양산신도시 EG 더원 1차 견본주택에 3만여명이 찾는 등 분양시장에도 실수요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경환 경제팀의 규제 완화책이 부동산시장 회복의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데는 성공했다고 분석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가을 이사철과 맞물려 세입자들이 내 집 마련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실수요자가 매수시장에 유입되느냐가 향후 시장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시간이 지날수록 당연시된 DTI와 LTV 완화 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분양가상한제 탄력 적용 등의 대책이 국회를 통과하고 실물경기 회복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