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Estate] "경매, 7% 이상 수익률 목표로 매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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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LH 상가·용지 공급계획“상가 경매 초보자는 잘 아는 지역에서 시작하거나 한 지역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것이 좋습니다.”
인터뷰/ 경매전문로펌 '열린' 정충진 변호사
시간대·요일별 현장 찾아 장사 잘 되는지 확인을
법원 감정가는 믿지 말고 밀린 관리비 파악은 필수
경매 전문 로펌인 법무법인 열린의 정충진 변호사(사진)는 “상가 경매는 주택 경매보다 난이도가 한층 높은 만큼 잘 아는 지역에서 시작해 차근차근 경험과 실력을 쌓아가여 한다”며 이처럼 말했다.경매시장에 등장하는 상가는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장사가 안돼 경매 매물로 나온다는 것이다. 따라서 드물게 나오는 알짜 상가를 고르는 안목이 중요하다. 정 변호사는 “다른 사업을 하다가 망해서 담보로 내줬던 상가를 경매로 날리는 사례도 가끔 있다”며 “이런 상가 중에 알짜가 더러 있다”고 설명했다.
임차인을 잘 보고 투자하는 것도 요령이라고 정 변호사는 설명했다. 대기업 계열 프랜차이즈나 금융회사 지점 등은 쉽게 철수하지 않는다. 임차료 수준도 높고, 연체를 하지 않는다. 이런 임차인이 들어가 있는 상가는 경매시장에서 인기가 높다.
또 병원 등 초기 시설투자비가 많은 업종이 임차인으로 있는 곳도 유망하다. 이런 임차인은 투자비를 건져야 하는 데다 단골고객을 잃을 수 있어 쉽게 이사 가지 못한다.정 변호사는 현장 조사를 철저히 하는 습관을 들이라고 조언했다. 점심 장사만 잘되고 저녁 장사가 잘 안 되는 상권, 주중에는 장사가 잘되지만 주말에는 장사가 잘 안되는 상가를 골라내기 위해선 시간대별, 요일별로 여러 번 가볼 수밖에 없다.
상가임대차보호법을 숙지하는 것도 필수다. 임대차보호 대상이 되면 보증금을 낙찰자가 떠안거나 원할 때 내보내지 못할 수도 있다.
고수의 반열에 오른 경매인들은 용도변경을 통해 부가가치를 올린다고 한다. 예를 들어 감정가의 10% 수준으로 떨어진 사우나를 매입해 원룸텔로 바꾸는 식이다.고수 중에는 역발상 전략을 구사하는 이도 있다. 요즘 상가 경매에서 특별히 인기가 없는 물건은 테마상가, 사우나, 푸드코트, 예식장 등이다. 이런 물건들은 감정가격의 10~20% 수준으로 떨어지는 경우도 많다. 너무 잘게 쪼개져 분양돼 공급 과잉 상태이거나 업종이 한물 간 까닭이다.
그러나 그 업종을 영위하는 실수요자라면 저렴하게 매입할 수 있는 찬스다. 정 변호사는 “예식장 사우나 등은 수요가 많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없어서는 안 되는 시설”이라며 “매입가격을 충분히 낮춰 직접 운영하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권이 위축된 테마상가 푸드코트 등의 경우도 모든 점포가 죽을 쑤는 것은 것은 아니다. 엘리베이터 옆 등 접근성이 좋은 곳은 그럭저럭 잘된다. 이런 틈새를 노리는 것도 전략이다.외부에서 보이지 않는 후면 상가도 인기가 없는 게 일반적이지만 지역·입지에 따라선 영업이 잘되는 곳도 있다. 이런 물건을 잘 찾으면 의외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정 변호사는 법원 감정가격을 믿지 말라고 강조한다. 경매 감정가격은 시세보다 턱없이 높은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초기 분양가를 감정가로 매기는 사례가 많아서다. 감정가격대로 주고 사면 수익은커녕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정 변호사는 “상가는 철저하게 수익성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경매시장에선 적어도 7% 이상의 수익률이 나올 수 있는 수준에서 매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법원 문건에 나오는 임차료 수준도 실제보다 높을 때가 있다고 전한다. 낙찰가를 높이기 위해 채무자(상가주인)와 임차인이 짜고 월세를 높여 법원에 신고하는 사례도 심심찮게 있다. 정 변호사는 밀린 관리비도 꼼꼼히 확인하라고 조언했다. 상가의 관리비는 주택보다 월등히 높다. 많게는 수천만원까지 관리비가 밀려 있는 경매 물건이 심심찮게 등장한다. 공용부문 관리비는 낙찰가격 이외에 덤으로 들어가는 비용이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