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5만가구…무르익는 '가을 분양'

규제완화 효과…2013년의 2.5배
서울 재건축·재개발 물량 많고, 세종시 7500가구 쏟아져
부동산 시장 활성화 기대감 속에 다음달 전국에서 5만가구에 가까운 아파트가 공급될 전망이다. 부동산 규제 완화 영향으로 분양시장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판단한 건설사들이 가을 성수기를 맞아 미뤄왔던 분양 물량을 대거 쏟아낸다.

○다음달 전국에서 5만가구 쏟아져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114는 9월 전국에서 모두 4만9275가구의 아파트가 공급된다고 11일 발표했다. 올 들어 월별 기준으로 가장 많은 물량이다. 지난해 같은 달(1만9442가구)에 비해서도 2.5배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에서는 작년 같은 달보다 19.7% 늘어난 1만7487가구, 지방에선 558.4% 증가한 3만1788가구가 공급된다. 서울과 경기에서 각각 6584가구와 1만903가구가 분양될 것으로 조사됐다. 지방의 경우 세종시에서 지방 전체 물량의 23.4%인 7464가구가 나올 예정이다. 서울과 부산에서는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물량이 많고 지방은 주로 혁신도시와 택지지구 등에서 아파트가 나온다.

다음달 분양 물량이 대폭 늘어나는 것은 최근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로 주택시장이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곽창석 ERA코리아 부동산연구소장은 “총부채상환비율(DTI)과 담보인정비율(LTV) 등 금융 규제를 완화하고 2주택자 전세소득에 대한 과세 방침을 철회하는 등 정부가 일관성 있게 부동산 활성화 정책을 밀어붙이면서 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가을 분양장이 시작되는 추석 이후 분양 물량이 집중적으로 나올 전망”이라고 말했다. 분양마케팅업체인 도우아이앤디의 손상준 사장도 “비수기인 7~8월에 분양하는 단지가 관심을 끌면서 가을 장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며 “실수요자들도 집값이 더 이상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모델하우스 탐방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랜드마크 대단지 관심

서울에서는 재개발·재건축 물량이 쏟아진다. 삼성물산과 대림산업은 영등포에서 대단지를 선보이며 분양 경쟁을 펼친다. 삼성물산은 신길7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 영등포 에스티움’(1722가구)을 내놓는다. 지하철 7호선 신풍역과 보라매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고 단지 인근에 신안산선과 신림선 경전철이 개통될 예정이다.대림산업이 다음달 중순 영등포7가 145의 8 일대에 짓는 ‘아크로타워 스퀘어’(1221가구)는 지하철 5호선 영등포시장역과 가깝고 일부 층에서 한강과 여의도를 조망할 수 있다.

하남 미사강변도시, 화성 동탄2신도시, 위례신도시 등 수도권 신도시나 택지지구에서도 대단지 아파트가 분양된다. GS건설은 위례신도시(A2-3블록)와 미사강변도시(A21블록)에서 각각 ‘위례 자이’(517가구)와 ‘미사강변 센트럴 자이’(1222가구)를 분양한다.

대구에서는 ‘대구국가산업단지 반도유보라’(813가구) 등이 관심을 끌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부산의 경우 대연7구역을 재개발하는 ‘SK뷰’ 아파트(1132가구)와 대연2구역의 ‘대연 롯데캐슬 레전드’(3149가구)가 분양 경쟁을 벌인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