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섭 체육진흥공단이사장 "스포츠, 간단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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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4개월여 맞은 이창섭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 인터뷰*본 기사는 ‘한경 포커스TV' 영상취재가 병행됐습니다.(문화레저팀 영상취재파트 plustv@hankyung.com) [유정우 기자] "레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법 방향도 분명 명분이 있겠죠. 하지만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체육진흥기금은 중장기적으로 그 필요성이 가볍지 않다는 측면에서, 어디에 중요성을 두고 판단 할 것이냐가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지난 4월, 제11대 서울올림픽기념 국민체육진흥공단 수장에 오른 이창섭 이사장은 최근 불거진 지방세법 개정안 추진 논란에 대해 "체육과 레저스포츠가 모든 국민의 기본 권리란 점에서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란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단 설립 25주년… "국민 건강과 행복에 기여할 수 있는 시스템적 기반 다질 것"
올해 25돌을 맞은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체육진흥과 스포츠산업의 기반 조성을 맡고 있는 공기업이다. 교수에서 현업 단체장으로 첫 발을 내딛은지 4개월여. 지난 8일 이창섭 이사장을 송파구 방이동 공단 집무실에서 만나 취임 소감과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 일답.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어떤 곳인가."국민체육진흥공단은 1988년 개최된 서울올림픽을 기념해 만들어진 조직이다. 스포츠를 통해서 가능한 많은 국민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금을 조성, 운영하고 그 재원을 통해서 더 많은 체육 관련 단체들에게 지원도 하고 있다. 국민들이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여건을 확산시켜 나아가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공기업, '스포츠를 통한 국민행복 도우미'라고 보면 된다."
▷대학 교수에서 공단 이사장에 취임 한지 4개월여 지났다. 어떻게 지냈는지.
"4개월이 마치 4년쯤 지난 것 처럼 느껴질 만큼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다. 나름대로 집중한다고 했던 것들이 어느정도 가시적인 성과로 보여지고 있어 보람도 느끼고 자신감도 가질 수 있는 시간이었다. 흔히 대학교수들을 대안 없이 비판만 많이 한다고 한다. 저 같은 경우는 공단의 구성원 개개인의 이야기를 경청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직원들이 의견을 내 놓는 과정 통해 책임감과 존재감을 느낄 수 있고, 교수 출신인 이사장에 대한 이론과 현장의 괴리감을 좁혀가는데도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취임후 집중했던 일들 가운데, 업무성과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짧은 기간, 성과라고 하기엔 부족함이 있겠지만, 취임 100일 즈음해 일부 조직도 개편했고 내부인사도 마친 상태다. 적지 않은 시간과 정성을 쏟았던 부분이다. 모든 구성원들이 투명성과 효율성, 자발적인 책임감을 강화했으면 하는 바램에서 비판적인 의견을 포함한 전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경청했고, 비정상적인 부분을 정상적으로 돌려 놓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고 어떤 비효율이 있었는지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직원들 각각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한 조직적 기틀을 마련했다는 게 짧지만 의미 있는 성과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조직 개편에 가장 역점을 둔 사항이 있다면, 어떤 부분인가."사람을 중시하는 개인적인 스타일도 있지만 공단의 경영방침도 '고객감동, 신뢰구축, 공감소통, 사람중심' 등 4가지다. 정확하게 진단을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공단이 어느 부분에서는 조금 수직적인 조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수직적 상하구조는 경영방침을 합리적으로 수행하는데 저해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 조직개편의 핵심은 내부 직원들 간의 '쌍방향 소통'에 의한 '효율성 높이기'로 요약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 직원들과의 개별 면담은 물론이고 '비정상의 정상화 공감소통 워크숍'과 '독서 토론회', '아이디어 공개토론' 등 다양한 소통 과정을 거쳐 인사를 실시했다."
▷다양한 지원사업과 정책 실행을 위해서는 적지 않은 자금이 들텐데, 최근 '레저세 논란'이 뜨거운데.
"레저세를 부가하겠다는 입법 방향도 분명 명분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체육진흥기금은 중장기적으로 그 필요성이 가볍지 않다는 측면에서, 어디에 중요성을 두고 판단 할 것이냐가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이 문제는 스포츠토토 수익금중 기존 교육세 4%와 농촌특별세 2%에 더해 10%를 레저세로 부가하겠다는 것인데, 체육진흥에 대한 마땅한 대안도 마련하지 않은 채, 총 16% 연간 4000억원 이상의 재정기금이 줄어드는 것이기 때문에 체육과 스포츠 전반의 국가적 근간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결국 기존에 있던 것을 용도만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만약 수용된다 해도 입법 취지와 다른 심각한 후유증이 수반 될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평소 '운동이 인성을 바꾼다'라고 강조하셨다. 생활체육 저변확대를 위해 공단이 어떤 노력을 해야 한다고 보는가.
"공단은 지금까지 생활체육 확대를 위해 많은 일들을 해왔습니다. 국민체육센터를 접목해 각종 종목에 대한 동호인 대회 일정 등에 맞춰 체계적인 지원활동을 펼쳐왔다. 생활권에 근접한 다목적 체육관을 조성하는 것도 공단이 해온 일이다. 국민여러분께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은 안전하고 쾌적하게 바뀐 우리동네 초, 중, 고등학교 운동장 시설 등 이다. 생활체육지도자, 어르신 돌보기 지도자 또는 스포츠강사 포함해서 연간 102만여명 대한 인건비도 지원되고 있다. 이처럼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생활속에서 스포츠를 접할 수 있는 기본적 인프라 구축에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본다."
▷체육진흥복표가 현행법상은 사행산업으로 분류되는데, 해외에선 '배팅비즈니스'로 보는 시각도 있는데.
"많은 분들이 '사행성이라 위험하다'는 오해를 하시는데, 우선 선진국들은 불법화 되기 쉬운 복표사업 등을 양성화 시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하고 있다. 이미 유럽이나 선진국에서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복표사업은 일종의 '공익을 추구하는 비즈니스'라는 개념으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문제는 불법 도박인데, 특히 우리나라는 인터넷 환경이 우수하기 때문에 스포츠 배팅사업의 불법시장 규모가 해마다 엄청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대한민국도 어엿한 'G20'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만큼 불법을 합법으로 돌릴 수 있도록 양성화해 거기서 생기는 수익금이 공익적으로 쓰일 수 있는 구조를 준비해 나가야 한다."
▷세계적으로 스포츠산업 육성 열기가 대단하다. 미국서 스포츠경영을 전공한 박사로써 스포츠산업 육성, 왜 필요하다고 보는지.
"스포츠는 이제 세계적 언어이고 도구이다. 소통의 도구이며,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도구이다. 스포츠산업이 우리나라 시장 만을 타겟이라고 본다면 큰 성과를 낼 수 없을 것이다. 국내 스포츠산업은 국내 수요만으로 성과를 기대하기 힘든 구조였기 때문에 미진할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시포츠산업 시장이 세계화된 만큼 막대한 시장성과 기술력, 창의성, 경기력 등 우리의 장점을 잘 접목한다면 저성장 고령화 시대를 헤쳐나갈 수 있는 새로운 동력 산업이 될 수 있다.
▷향후 계획은.
"공단의 원래 설립 목적을 간단하게 요약한 말이 있다. 'Enjoy Sports, We Support'. '국민들은 스포츠를 즐기십시오. 공단은 최대한 지원하겠습니다.'란 뜻이다. 기본적인 인프라 조성은 물론 스포츠나 운동을 하기 좋은 여건, 필요한 재원을 효율적으로 집행하고 운영하는데 조직의 역량을 집중 시키는데 힘 쓰겠다. 공단이 잘하는 것은 칭찬해주고, 잘못 되고 있는 것은 가감없이 의견을 주셨으면 하는 바램이다. 준정부기관인 공단이 제 역할을 다해 국민들의 행복지수를 높이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 많은 관심 부탁한다."
●이창섭 이사장은
대전시 대덕구 신탄진에서 태어나 신탄진초와 대전중, 대전상고를 거쳐 충남대 체육교육학과를 졸업, 스포츠경영을 공부하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가 뉴멕시코주립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3년 충남대 교수로 임용된뒤, 한국체육교육학회장과 문화체육관광부 체육발전실무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 2004년부터 5년간 국민체육진흥공단 비상임 이사와 기금운용심의위원 등을 맡으면서 체육계내 이론과 행정 실무 경험을 두루 갖춘 전문가로 주목 받았다. 지난 4월, 서울올림픽기념 국민체육진흥공단 제11대 이사장에 취임했다. 임기는 2017년까지 4월까지 3년간이다. 글. 유정우·이선우 한경닷컴 기자 see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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