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말보다 실천
입력
수정
지면A26
힐링음악회에 대한 뜨거운 호응
늘 다짐하는 '말부터 앞세우지 말자'
조웅래 < 맥키스 회장 wrcho@themackiss.co.kr >

평소 말보다 실행을 강조하신 어머니 말씀이 생각난다. ‘곰보 어머니’란 제목으로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적어본다. ‘3년 전 93세로 편히 잠드신 어머님 기일입니다. 초등학교 때 부모 학력과 직업란에 ‘대졸’이라고 적었습니다. 하도 살림살이를 잘하시고 위로 세 분 형님들께서 최고 대학과 직장에 다니시기에 그런 줄 알았지요. 뒷날 이를 얘기했더니 “네 애비 애미는 학교 문앞에도 못 갔다”고 하셨지요. 임종 전까지 칠순인 큰아들부터 증손자까지 생일을 다 기억하고 총명함과 유머가 풍부해서 증손자들에게도 인기가 있었던 저의 영원한 멘토이십니다. “이놈아, 말부터 앞세우지 마라”고 늘 저에게 말씀하시던 어머니, 참 많이 그립습니다. 큰 자식이 군 복무 중일 때 부끄러움에도 저를 잉태해 주셔서 더욱 그립습니다. 어릴 적 수두를 앓아 약간 곰보이셨던 어머님, 제 가슴속에는 이 세상 최고의 미인입니다.’혼자 창업해서 늘 듣는 음악을 상대에게 들려준다는 역발상, 공중에 떠도는 산소를 소주에 넣고, 돌밭투성이에 황토를 깔아 에코힐링을 외치고, 피아노를 산으로 옮겨 오페라극장을 만들고, 인도양 섬나라 대통령을 맨발로 걷게 한 일. 모든 게 한번 해보자는 결심을 어려움 속에서도 실행에 옮겨 이뤄낸 결과다. 이런 배경에는 7남매 중 막내인 나에게 ‘이놈아, 이놈아’ 하며 아껴주시던 어머니 말씀이 크게 자리하고 있다.
나는 매일 새벽공기를 가르며 계족산으로 향한다. 닭 울음소리 들으면서 덜 깬 잠을 깨고, 새소리를 벗 삼아 맨발로 걷고 뛴다. 어제 쌓인 몸과 마음의 찌꺼기를 날려버리면서 하루를 설계한다. 그러면서 스스로 다짐한다. “말부터 앞세우지 말자.”
조웅래 < 맥키스 회장 wrcho@themackis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