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교황의 車 '쏘울' 전세계에 노출

1600㏄…방탄유리도 없어
한국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처음 탄 차는 대형 세단이 아닌 ‘쏘울’로, 기아자동차가 만든 소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이다. 교황방한준비위원회 측은 평소 검소한 생활을 해 온 교황의 의중을 감안해 의전차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애초에는 기아차 모닝과 레이 등 경차를 검토했지만 경호와 안전 등의 문제를 고려해 이보다 큰 배기량 1600㏄짜리 쏘울로 결정했다. 뉴 포트 블루 색상의 쏘울은 방탄유리를 장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포프모빌(교황(pope)과 차(mobile)의 합성어)’ 쏘울은 이번 방한 기간 상당한 광고효과를 누리게 될 전망이다. 교황의 활동이 전 세계에 생중계되면서 쏘울도 수시로 화면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이 차량은 작년 8월 풀체인지(완전변경)된 2세대 모델이다. 기아차 광주 공장에서 주로 생산하며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은 16만4300대다. 올해는 1~7월까지 14만2000대가 팔렸다. 주로 20~30대 젊은 층이 많이 탄다. 전체 판매량 중 미국 판매 비중이 50%가 넘는다. 국내 판매량은 작년 3050대, 올해 7월까지 2740대로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포프모빌 효과에 힘입어 국내는 물론 가톨릭 신자가 많은 유럽 지역에서 쏘울 판매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현대·기아차는 쏘울 외에도 에쿠스와 버스 등 30여대를 교황방한준비위원회 측에 지원했다. 회사 측은 방한 기간이 끝난 뒤 쏘울 포프모빌과 지원 차량을 어떤 방식으로 처리할지 결정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교황은 바티칸에서도 교황 전용 차량 대신 포드의 준중형차 ‘포커스’를 이용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세계청년대회가 열린 브라질을 방문했을 때도 현지에서 생산되는 소형 다목적차량(MPV) 피아트 ‘아이디어’를 택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