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 스완' 고개만 빼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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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銀 금리인하·외국인 매수 지속‘회색 백조(그레이 스완)’의 날개는 꺾일 것인가.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린 14일 코스피지수 상승폭은 1포인트에 못 미쳤다. 옵션만기일의 변수를 감안한다 하더라도 확실하게 치고 나가는 모습은 아니었다. 우크라이나와 이라크 사태, 유럽과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 등 잠복해 있는 글로벌 악재들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럽경기·이라크 등 여전히 복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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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대세상승장을 기대하긴 여전히 복병이 많다는 지적이다. 최근 가장 많이 거론되는 ‘그레이 스완’은 유럽 경기둔화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경제는 올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0%다. GDP 증가율이 0.2%였던 전 분기에 비해 상황이 악화됐다. 특히 독일은 5분기 만에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고, 프랑스는 2분기 연속 제로 성장률을 보이는 등 유럽 핵심지역이 흔들리는 모양새다. 설상가상으로 유로존의 7월 물가상승률은 전월 대비 -0.75%로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졌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가뜩이나 유럽경기 회복이 미약한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등이 급속히 악화된다면 국내 증시에 참여하는 외국인들의 투자심리도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중앙은행이 금리인상 조치를 취하면 신흥국 자금이탈 우려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레이 스완
gray swan. 예상 가능하긴 하지만 뚜렷한 해결책이 없어 항상 불안한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상존 위기’. 발생 확률이 낮지만 한 번 나타나면 초대형 충격을 주는 ‘블랙 스완(검은 백조)’에 빗대 만들어진 표현.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