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해가는 영화사 투자한 헤지펀드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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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호빗' MGM 주가 3배 껑충‘헝거 게임’ ‘더 호빗’ 등 블록버스터 영화 시리즈가 줄줄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제작사에 투자했던 헤지펀드가 큰 수익을 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리 손 뗀 칼 아이칸은 '울상'
이들 판타지 블록버스터 영화를 만든 곳은 한때 파산 위기에 몰렸던 MGM홀딩스, 라이온스게이트엔터테인먼트다. 두 회사는 경쟁사가 고성장하는 TV산업으로 눈길을 돌릴 때 꾸준히 영화 콘텐츠에 투자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두 회사 주가는 2012년 1월 이후 현재까지 나란히 약 300% 상승했다.
MGM은 90년 역사를 지닌 제작사로 ‘오즈의 마법사’ ‘로키’ 등을 만들어 유명해졌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부터 흥행작을 더 만들지 못해 2005년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캐나다 영화사인 라이온스게이트 역시 2000년 이후 수익 악화에 시달리며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2010년 헤지펀드 앵커리지캐피털그룹이 MGM 부채를 포함한 지분을 저가에 매수했다. 또 다른 헤지펀드 MHR펀드매니지먼트도 라이온스게이트에 투자했다. MGM과 라이온스게이트는 2012년 이후 각각 더 호빗 시리즈와 헝거게임 시리즈로 세계적인 흥행에 성공했다.반면 이들 제작사의 큰 성공에 ‘속 쓰린’ 헤지펀드 매니저도 있다. ‘억만장자 기업사냥꾼’으로 불리는 칼 아이칸은 2011년 두 회사에 약 6억달러를 투자했지만 실적이 부진하자 얼마 안 돼 지분을 모두 팔아치웠다. WSJ는 아이칸이 성급한 결정으로 약 20억달러의 추가 수익을 놓쳤다고 전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