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17일 방북…김양건 만난다

北, DJ 서거 5주기 화환 전달
남북관계 개선 물꼬 트일지 관심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7일 북한을 방문해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을 만난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5주기를 맞아 북측이 보내는 화환을 전달받기 위해서다.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통일부는 15일 오전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북한에 통지문을 보내고 “17일 오후 5시 개성공단에서 화환을 전달받을 준비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북측이 당초 제안한 날짜보다 하루 앞당겨졌다.

방북 인사는 박 의원을 비롯해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김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홍업 전 의원, 윤철구 김대중평화센터 사무총장, 박한수 기획실장 등 5명으로 알려졌다.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인 이희호 여사는 포함되지 않았다.

정부 관계자도 동행하지 않을 예정이다. 박 의원은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당시 특사를 맡았고 공식 수행원으로 회담에 참석했다. 박 의원의 방북은 2007년 8월 이희호 여사와 금강산을 방문한 이후 7년 만이다.

박 의원은 북측의 화환을 전달받고 김양건 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와 환담할 예정이다. 김양건은 대남정책과 관련, 입안에서 집행까지 당과 내각(행정부)을 총괄하는 최고위 인사다. 한동안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건강 이상설이 돌았다가 최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축구 국가대표팀 경기 관람 때 수행했다.

박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북에서 간접적으로 연락이 왔고, 그 사람(김양건)이 나온다고 해서 통일부에 (방북을) 신고한 것”이라며 “통일부와 방북허가 등 세부사항에 대해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우리의 부총리와 장관급에 해당하는 김양건을 내보내는 만큼 이번 방북을 계기로 남북관계 전반에 대한 북한의 입장이 전달될 것으로 관측된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이 김 전 대통령 서거 이후 5년 만에 처음 화환을 보내는 것인 만큼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며 “판문점 채널이 가동되는 다음주께 고위급 접촉에 대한 북한의 반응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예진/고재연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