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PPL '노출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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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
회사명·브랜드명 통째로 등장
韓流열풍 중국 공략에 효과적
지나친 제품 홍보에 반감도
지상파 3사 PPL 매출 급증
2010년 30억원→2013년 340억원


드라마 간접광고(PPL)가 변하고 있다. 단순한 소품 협찬이 아니라 사명, 브랜드명이 통째로 등장하는 ‘실명 PPL’이 대세다. 김희범 패션그룹형지 마케팅본부장은 “소위 ‘스타’가 출연하는 드라마는 아니지만 패션업계가 배경이라 회사 자체를 부각시키는 데 적합해 보였다”며 “요즘은 주말·일일드라마도 중화권에서 인기라 한류 드라마로 뜰 가능성도 염두에 뒀다”고 설명했다.

이같이 과감한 PPL은 2010년 방송법이 개정되면서 가능해졌다. 방송법 시행령에 따르면 △화면의 4분의 1 크기 △방송 시간의 100분의 5 이내 등 요건을 갖추면 실명 PPL이 가능하다. 다만 주인공의 직장으로 설정되는 등 ‘제작상 불가피한 자연스러운 노출’인 경우 시간 제약이 없다.실명 PPL 가격은 출연 배우, 작가, 연출자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주인공의 직업군에 포함되면 보통 1회에 3000만~4000만원 정도다. 드라마 한 편당 최소 3억~4억원 수준인 셈이다. 기존 소품협찬 등과 비교하면 비용이 2~5배 더 들어간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 따르면 지상파 방송 3사의 PPL 매출 실적은 2010년 30억여원이었으나 지난해 340억여원으로 급증했다.
한편 노골적인 PPL에 눈살을 찌푸리는 시청자도 적지 않다. 드라마인지 광고인지 헷갈린다는 이유에서다. 방송법 시행령은 ‘대사를 통해 해당 제품을 언급하거나 구매·이용을 권하면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영리하게 이를 피해 가고 있을 뿐 드라마를 통해 특정 브랜드를 홍보하는 것은 마찬가지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