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하버드 박사 된 女工의 희망 이야기

희망 수업
서진규 지음 / RHK / 299쪽 / 1만4000원
서진규 씨(66)는 1999년 출간한 저서 《나는 희망의 증거가 되고 싶다》로 ‘희망 전도사’가 됐다. 가발공장 여공, 골프장 식당 종업원으로 일하다 미국으로 건너가 육군에 자원입대한 뒤 하버드대 박사가 된 그의 인생 여정은 많은 이에게 희망을 줬다. 그의 저서와 강연을 통해 감명받은 이들은 편지로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이렇게 모은 편지가 15년간 여섯 상자나 됐다.

《희망 수업》에는 그중 61개의 사연이 담겨있다. 신문배달과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던 여고생에서 국제회의 기획사로 성장한 독자, 희귀병을 이겨내고 ROTC 차석을 차지한 사연, 평범한 가정주부에서 다큐멘터리 PD가 된 이, 여섯 명의 자녀를 키우며 검정고시에 합격한 어머니….쓴소리도 아끼지 않는다. 약자 위에 군림하는 국민성이 싫어 미국으로 떠나고 싶다는 독자에겐 “이 땅에서 약자는 다른 땅에 가서도 약자”라며 “한 단계 한 단계를 밟기 위해서는 피를 흘려야 한다”고 충고한다.

현실적인 조언도 전한다. 남편과 사별한 뒤 아이들과 함께 죽자는 생각을 했다는 청중에겐 “세상은 그리 다정한 곳이 아니다. 스스로 일어나고 당당해져야 비로소 세상도 당신에게 관대해질 것”이라며 “아프고 무섭겠지만 조금씩 세상과 친해지라”고 말한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