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하버드 박사 된 女工의 희망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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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27
희망 수업서진규 씨(66)는 1999년 출간한 저서 《나는 희망의 증거가 되고 싶다》로 ‘희망 전도사’가 됐다. 가발공장 여공, 골프장 식당 종업원으로 일하다 미국으로 건너가 육군에 자원입대한 뒤 하버드대 박사가 된 그의 인생 여정은 많은 이에게 희망을 줬다. 그의 저서와 강연을 통해 감명받은 이들은 편지로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이렇게 모은 편지가 15년간 여섯 상자나 됐다.
서진규 지음 / RHK / 299쪽 / 1만4000원
《희망 수업》에는 그중 61개의 사연이 담겨있다. 신문배달과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던 여고생에서 국제회의 기획사로 성장한 독자, 희귀병을 이겨내고 ROTC 차석을 차지한 사연, 평범한 가정주부에서 다큐멘터리 PD가 된 이, 여섯 명의 자녀를 키우며 검정고시에 합격한 어머니….쓴소리도 아끼지 않는다. 약자 위에 군림하는 국민성이 싫어 미국으로 떠나고 싶다는 독자에겐 “이 땅에서 약자는 다른 땅에 가서도 약자”라며 “한 단계 한 단계를 밟기 위해서는 피를 흘려야 한다”고 충고한다.
현실적인 조언도 전한다. 남편과 사별한 뒤 아이들과 함께 죽자는 생각을 했다는 청중에겐 “세상은 그리 다정한 곳이 아니다. 스스로 일어나고 당당해져야 비로소 세상도 당신에게 관대해질 것”이라며 “아프고 무섭겠지만 조금씩 세상과 친해지라”고 말한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