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러시아 갈등에 속타는 기업들…맥도날드 러 점포 4곳 잠정 폐쇄

칼스버그, 동유럽 공장 폐쇄 검토
우크라이나 사태로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와 러시아 간 갈등이 지속되면서 기업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1일 러시아 소비자권리보호감독국이 맥도날드 점포 4곳을 위생법 위반으로 잠정 폐쇄했다고 보도했다. 모스크바 푸시킨 광장에 있는 맥도날드도 폐쇄 지점에 포함됐다. 이곳은 러시아에 개장한 맥도날드 1호점으로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 개선 징표로 여겨졌다. 전문가들은 위생법 위반이 표면적 이유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강력하게 주장하는 미국을 향한 보복 성격이 강하다고 해석했다.덴마크 맥주 업체 칼스버그는 동유럽 지역의 맥주공장 폐쇄를 검토 중이다. 서방 국가와 러시아 간 마찰에 따른 충격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다. 칼스버그는 올해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한 자릿수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당초 10% 안팎의 영업이익 증가를 기대했지만 서방 국가와 러시아 간 갈등이 이어지면서 동유럽 지역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칼스버그가 연간 영업이익의 35%가량을 거둬들이는 주요 시장이다.

핀란드 최대 유제품 생산 업체 발리오도 큰 타격을 입은 기업 중 하나다. 발리오는 지난해 전체 매출의 20%를 웃도는 2억5000만유로 규모 제품을 러시아로 수출했다. 그러나 최근 러시아 시장 공급용 우유와 유제품 생산라인을 잠정 폐쇄했다.

상황이 이렇자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을 비롯한 16명의 서방 국가와 러시아, 우크라이나 출신 유력 기업인은 20일 평화적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발표했다.앞서 유럽 기업들은 러시아의 수입 금지 조치를 피하기 위해 스위스 당국에 자사 제품의 우회 수출을 요청했다. 중립국인 스위스는 러시아의 수입 금지 국가 목록에서 빠졌다. 스위스는 유럽 기업의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