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금이 이렇게 안 걷힌다는 현실

올해 세금이 안 걷히고 있다고 한다. 올 상반기 국세 수입은 98조4000억원으로 정부가 올 한 해 목표로 잡은 세수(216조5000억원)의 45.5%에 그치는 실정이다. 이런 세수진도율은 외환위기 때인 1998년(46.4%)에 못 미치는 것은 물론 세금이 정부 목표보다 8조원 이상 덜 들어왔던 지난해(46.2%)보다도 낮은 사상 최저치다. 심상치 않다.

세월호 사고에 따른 충격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득세 수입만 작년 상반기보다 늘었을 뿐, 법인세 부가가치세 관세 등이 모두 감소했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특히 내수경기와 동행하는 부가가치세 세수진도율은 고작 44.9%에 불과했다. 그만큼 경제 상황이 나쁘다는 방증이다. 더 큰 문제는 하반기에도 사정이 나아질 것 같지 않다는 것이다. 이미 정부가 목표로 하는 올 경제성장률이 4.1%에서 3.7%로 낮아진 상황이다. 세금이 목표보다 덜 들어올 것이라고 봐야 한다. 최경환 경제팀 출범 이후 주택거래량이 다소 늘어나는 등 부동산 시장이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회복세가 완연한 것은 아니다. 그렇지 않아도 작년보다 6조원이나 많은 올해 세수 목표에 대해 너무 무리하게 잡았다는 지적이 잇따랐던 터다. 세수 펑크 규모가 작년보다 더 클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는 정도다.세수 부족에 따른 파장은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당장 나라살림은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상반기에 이미 43조6000억원에 달해 정부가 예상했던 올해 전체 적자(25조5000억원)를 넘어섰다. 갈수록 적자 규모는 훨씬 커질 것이다. 여기에 최경환 경제팀이 경제를 살리기 위해 내년 상반기까지 재정지출을 41조원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터다. 쓸 곳은 많은데 정작 쓸 돈이 부족한 형국으로 가는 것이 아니냐고 걱정하는 소리도 들린다. 상황이 보통 심각한 게 아니다.

결국 경제를 살리는 것이 관건이다. 정부 따로, 국회 따로 일 수가 없다. 경제가 살아야 일자리도 늘고 세금도 더 많이 들어온다. 경제부터 살리고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