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 걸그룹 잇단 '헤쳐모여' 양날의 검

이미지 변신…도약 계기 될 수 있지만 팬덤 거부반응 클 수도
걸그룹 카라와 원더걸스, 걸스데이 등의 공통점은 멤버를 재정비했다는 점이다. 아이돌 특성상 10대에 데뷔하는 멤버들이 많은 만큼 학업과 진로, 연기자 전향 등을 재정비의 공식적인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그 속내는 복잡하다. 멤버 재정비 이후 큰 성공을 거둔 걸그룹도 있지만, 그 반대인 경우도 존재한다.

최근 새로운 발걸음을 알린 카라는 여러 번의 재정비를 겪었다. 원년 멤버 김성희는 학업을 이유로 탈퇴했고 구하라, 강지영이 영입됐다. 이후 카라는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아시아를 호령했다. 하지만 지난 1월 니콜과 강지영이 전속 계약 종료와 함께 진로에 대한 고민을 이유로 카라에서 나왔다. 카라는 허영지를 새로 영입해 지난 18일 신곡 ‘맘마미아’로 컴백했다.원더걸스 도 부침이 많긴 마찬가지다. 원더걸스는 원년 멤버 현아가 건강상 문제로 탈퇴한 뒤 ‘텔미’ ‘노바디’ 등을 히트시키며 국민 걸그룹 반열에 올랐다. 이후 선미는 대학 진학 등을 이유로, 소희는 연기자 전향을 이유로 그룹을 탈퇴했다. 리더 선예도 탈퇴는 아니지만 결혼과 함께 캐나다로 떠나 그룹 활동이 힘들어졌다.

걸그룹의 멤버 변화는 그룹 전체가 가지고 있었던 이미지를 바꾸며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앞서 언급된 걸그룹 모두 멤버 재정비 후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데뷔 초기 귀여운 이미지가 강했던 걸스데이는 멤버 지해의 탈퇴 뒤 4인조로 재정비하며 섹시 이미지로 변신했다. 이런 변신은 걸스데이를 ‘대세 걸그룹’으로 올려놨다.멤버 변화로 역효과를 본 사례도 있다. 티아라는 중독성 강한 노래와 상큼한 이미지로 인기 가도를 달렸지만, 새 멤버 화영과 아름이 석연찮은 이유로 탈퇴하면서 대중의 외면을 받았다. 애프터스쿨도 유이, 레이나, 나나, 리지 등 멤버를 영입하며 상승세를 탔지만 이후 거듭된 멤버 변화로 그들만의 독특한 색을 잃고 있다는 평이다.

김성환 대중음악평론가는 “아이돌 그룹의 멤버 재정비는 양날의 검과 같다”며 “화제성을 얻거나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는 데는 좋지만, 기존 팬덤으로부터 거부 반응을 얻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진실 한경 텐아시아 기자 true@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