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기업·정부 긴밀한 협력으로 말레이시아 제지시장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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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준 중소기업부 기자 junyk@hankyung.com전주페이퍼 관계자는 26일 “말레이시아 정부가 최근 반덤핑 관세를 철폐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10년간 한국산 신문용지에 부과해 온 43%의 반덤핑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2003년 관세 부과 이후 말레이시아 시장에 진출하지 못했던 국내 제지업체들이 다시 신문용지를 수출할 길이 열린 것이다. 연간 1000억원어치의 신문용지를 수출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한국산 신문용지에 부과하던 반덤핑 관세를 철폐한 과정을 취재해보니 한국 정부와 기업 간 긴밀한 협조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말레이시아 정부는 반덤핑 관세 부과기간 연장을 추진했으나 이 소식을 전해 들은 전주페이퍼가 한국 통상당국에 협조를 요청했고, 지난 4월 중순 주우식 전주페이퍼 사장과 김영준 외교부 양자경제외교국 심의관이 함께 말레이시아로 갔다.주 사장은 “자동차 전자 등이 아닌 다른 산업에서 벌어진 통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교부 본부 관료가 직접 상대국 정부를 찾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무역위원회 방문에 앞서 주 사장과 김 심의관 일행은 주말레이시아 한국 대사관 관계자들과 함께 작전회의를 했다.
주 사장은 말레이시아 산업의 장기적 경쟁력 강화를 위해 경쟁이 필요하다는 점을, 김 심의관은 관세 연장이 자유무역 취지에 어긋난다는 점을 집중 설득하기로 했다. 한국에서 고위급 관료가 오자 말레이시아 정부 측에서도 담당 국장 등 10여명의 공무원이 회의에 배석했다. 말레이시아 측은 이 자리에서 실사단을 한국에 파견, 현장조사를 한 후 최종 결정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는 “우리 측 논리를 수용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무역위원회는 4월 말 실사를 거쳐 최근 한국산 신문용지에 대한 반덤핑 관세를 철폐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주 사장은 “정부와 기업 간 협력이 통상문제 해결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김용준 중소기업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