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株 정책수혜 계속" vs "저평가 잔치는 끝났다"

증시 갑론을박

은행주 랠리 지속될까
정부의 부동산 경기 부양정책 기대로 상승세를 탔던 은행주의 랠리는 계속될 수 있을까. 이달 들어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4조원 늘어나는 등 하반기 이익 증가에 대한 기대로 은행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주가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저평가 매력을 상실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외국계 증권사는 국내 은행에 대해 ‘매도’ 의견을 제시하기 시작했다.

은행업종 대장주인 신한지주는 27일 전날보다 0.97% 오른 5만1900원으로 마감했다. 올 하반기 들어서만 10.77% 상승했다. 지난 14일(5만2400원)에는 연중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DGB금융지주는 0.28% 오른 1만7750원에 장을 마치며 연중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은행주의 추가 상승을 예측하는 쪽은 정부정책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유승창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주말 기준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43조원으로 이달 초 주택담보대출 규제 합리화 조치 후 4조원 가까이 증가했다”며 “금리까지 인하되면서 가계 대출 수요가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구용욱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금융위원회에서 최근 예대율(예금잔액에 대한 대출잔액 비율) 규제를 완화하기로 결정하면서 은행 대출 여력이 늘어나는 효과까지 생겼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오는 12월부터 대출잔액에서 정책자금 대출잔액을 제외하고 예대율을 산정하기로 했다. 예대율을 100% 이내로 유지하도록 규제하기 때문에 이번 조치로 은행이 시중에 대출해줄 수 있는 자금은 늘어나게 된다.

그러나 최근 주가 상승으로 은행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부담스러운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박지훈 도이치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은행주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7배 이상으로 2012년 이후 최고 수준”이라며 “7%대를 기록하고 있는 은행주 자기자본이익률(ROE)로 볼 때 PBR이 지나치게 높다”고 말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우리금융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도, 신한지주와 기업은행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제시했다. CLSA에서도 기업은행과 우리금융에 대해 매도 의견을 냈다.국내에서는 하나대투증권, 하이투자증권, 현대증권이 은행업종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냈다. 구경회 현대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로 순이자마진(NIM)이 축소되면서 이익 증가를 낙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