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하찮은 것에서 기회를 발견하라
입력
수정
지면A26
하버드 창업가 바이블“우리가 도입한 유일한 혁신은 버터 대신에 칠리 소스와 라임 소스를 팝콘에 끼얹은 것이다.”(멕시코 최대 멀티스크린 영화관 체인 시네멕스 창업자)
다니엘 아이젠버그 지음 / 유정식 옮김 / 다산북스 / 400쪽 / 1만8000원
“우리는 아무런 경험이 없었다. 경험 부족이 문제되지 않을 분야에서 사업할 거리를 찾아야 했다. 그래서 유전공학을 선택했다.”(혈당모니터 기업 메디센스 창업자)《하버드 창업가 바이블》의 저자 다니엘 아이젠버그는 흔히 창업가가 갖춰야 할 덕목으로 손꼽히는 재능, 전문성, 젊음 같은 것에 대한 잘못된 신화를 깨부순다. 11년간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창업가정신을 가르친 저자는 창업가는 젊을 필요도, 혁신적일 필요도, 해당 분야의 전문가일 필요도 없다고 말한다. 성공적인 창업가들이 보통사람과 다른 것은 무시당하거나 하찮게 여겨지는 것에서 기회를 발견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아이디어와 소질은 부족해도 열망과 헌신으로 성공한 27명의 창업가를 소개한다. 아이슬란드의 로버트 웨스만은 제약산업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지만, 망해가는 작은 기업인 액타비스를 인수해 8년 만에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복제약 전문기업으로 키웠다. 그는 혁신적인 약품의 특허가 만료되면 이를 복제해 싸게 파는 복제약의 단순성에 집중했다. 사업 성패가 가격과 속도에 달려 있다는 것을 간파하고, 저비용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매진했다.
저자는 또한 70세가 사업을 하기에 이상적인 연령이라고 주장한다. 가족에 얽매일 필요도 없고 리스크에 대한 내성이 충분히 쌓일 나이라는 것. 커넬 할렌드 샌더스가 KFC를 시작할 때 60대였고, 아리아나 허핑턴이 성공적 인터넷 신문인 허핑턴 포스트를 창간할 때 55세였다. 창업에 대한 고정관념이 창업을 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얘기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