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 7인에 물었습니다, 초저금리 시대…1억 있다면 어디에 투자하겠나
입력
수정
지면A12
"2000만~3000만원씩 쪼개, 배당·中펀드·ELS 투자"“현금 1억원을 갖고 있다면 배당주펀드와 주가연계증권(ELS), 중국 주식형펀드 등 4~5개 금융상품에 분산 투자하라.”
나누고 섞어라
가치株·지수형·롱쇼트펀드 등 4~5개 상품 골고루 투자할 만
10월 상하이와 교차매매 가능한 홍콩증시도 눈여겨 봐야
원금보장·節稅상품 챙겨야
월지급식 ELS로 稅부담 피하고 원금보장 주가연계사채도 대안
한국경제신문이 29일 각 증권사의 대표 프라이빗뱅커(PB)들을 대상으로 1억원의 가상 투자를 의뢰한 결과다. PB들은 시중금리가 갈수록 하락하고 있는 만큼 주식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중국펀드·롱쇼트도 주목
1억원을 굴려야 한다면 2000만~3000만원씩 쪼개 4~5개 상품에 넣으라는 조언이 대부분이었다. 조인호 삼성증권 SNI강남파이낸스센터 팀장은 국내 주식과 가치주펀드, 중국펀드, 지수형 ELS, 롱쇼트펀드 등에 골고루 투자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예금 금리가 사상 최저치로 낮아졌기 때문에 좀 더 공격적인 투자 전략이 필요해졌다”며 “저평가된 종목을 중심으로 주식 투자를 늘리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류정아 우리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남센터 PB팀장은 배당주펀드와 ELS, 수시형 환매조건부채권(RP)에 20%씩 분산하고, 나머지로 해외 상품을 담을 것을 권했다. 해외 상품으로는 홍콩 미국 등의 우량주와 베트남펀드를 추천했다. 그는 “특히 10월부터 상하이증시와 교차 매매가 허용되는 홍콩을 눈여겨보라”고 말했다.홍존형 신한금융투자 신한PWM서초센터팀장은 브라질국채와 ELS에 60%를 나눠 투자하고 나머지를 유럽하이일드펀드와 배당주펀드에 넣는 포트폴리오를 짰다. 브라질국채를 추천한 건 헤알화 환율이 충분히 떨어진 데다 비과세 혜택까지 받을 수 있어서다.
이경민 KDB대우증권 PB클래스 갤러리아 이사는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25%), 배당주펀드(25%), 중국펀드(20%), 수시형 RP(30%)를 제시했다. 그는 “분리과세펀드로는 유망한 공모주에 간접 투자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며 “현금성 자산인 RP에 넣었다가 삼성SDS 등이 공모할 때 투자금으로 써도 좋을 것”이라고 했다. 윤상설 미래에셋증권 WM센터원 수석웰스매니저는 “상품 분산뿐만 아니라 만기를 제각기 달리 설정하는 전략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동현 하나대투증권 목동지점 과장은 가장 공격적인 투자를 제안했다. 비과세되는 국내 주식에 60%를 넣고, ELS(20%)와 해외 하이일드펀드(10%), 배당주펀드(10%) 등에 나누라는 것이다.○“종목별 차별화 심해질 듯”
거액 자산가들은 절세상품 비중을 높이고 수익실현 시기를 분산하라는 게 PB들의 조언이다. 자칫 금융소득 종합과세 최고세율(41.8%)이 적용될 수 있어서다. 대표적인 절세상품은 국내 주식과 배당주펀드,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 브라질국채 등이다. 또 ELS 등에 투자할 때 수익을 매달 또는 분기마다 받을 수 있는 월지급 방식을 선택하면 수익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세금이 급증하는 걸 막을 수 있다.
ELS와 비슷하게 주가 상승률에 연동하는 구조이면서도 원금이 보장되는 주가연계사채(ELB)도 대안이다. 조 팀장은 “요즘엔 어떤 상황에서도 최소 연 1%를 보장하는 ELB도 많다”며 “다만 최소 투자액 기준이 높은 사모펀드 형태가 다수”라고 설명했다.PB들은 올 하반기에도 증시가 박스권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장영준 대신증권 압구정지점 부지점장은 “정부의 배당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하락 압력이 줄었지만 기업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아 대세 상승장이 오긴 어렵다”고 예상했다. 이 이사는 “지배구조 개편 수혜주와 배당 확대주 등이 유망하다”고 했다.
조재길/황정수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