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었다 펴지는 TV·테두리 없는 3화면 디스플레이 '돌풍'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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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家電박람회 IFA 5일 독일서 개막…삼성·LG, 미래 TV기술 격돌독일 베를린에서 오는 5일부터 열리는 국제 가전박람회 IFA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미래 기술이 격돌한다. 두 회사는 초고화질(UHD)보다 화질이 2배나 좋은 TV, 휘었다 폈다 할 수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베젤이 없는 3화면 디스플레이 TV 등 차세대 기술을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IFA에서 나란히 8K TV를 내놓을 예정이다. 8K는 현재 주력인 풀HD보다 8배, UHD보다 2배 화질이 좋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는 일본 업체들만 8K 제품을 내놨다. 사실상 입체 수준의 화질을 보여주는 8K분야에서도 한국이 일본에 주도권을 내주지 않겠다는 각오다.이 밖에 LG전자는 벤더블(휘었다 폈다 할 수 있는) 77인치 OLED TV를 선보이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LG는 지난 1월 CES 풀HD급 벤더블 OLED TV를 선보였지만, UHD급은 처음이다. LG전자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OLED TV를 대량 생산하고 있는 회사다.
삼성전자는 베젤이 아예 없는 3화면 디스플레이 TV 개발을 마치고, IFA 출시를 놓고 최종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출시된 TV들은 아무리 얇더라도 수㎜의 베젤이 있다. 삼성이 개발을 마친 TV는 베젤이 아예 없다. 말 그대로 ‘디스플레이’만으로 이뤄진 TV다. TV 앞면은 물론 양 옆면에도 정보를 표시할 수 있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선 이미 삼성이 차세대 스마트폰에 3화면 기술을 적용할 것이란 루머가 있었다. TV에도 같은 기술을 적용한 것이다. 삼성의 앞선 기술력을 보여줄 수 있을 뿐 아니라 디자인 측면에서도 기존 제품과 완전히 차별화되기 때문에 TV 시장에서 상당한 돌풍을 일으킬 수 있다.
이 밖에 시장에서는 양사가 ‘퀀텀닷 TV’를 출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퀀텀닷은 전류를 받으면 자체 발광하는 퀀텀(양자)을 주입한 반도체 결정을 말한다. 퀀텀닷을 필름 형태로 디스플레이에 부착해 TV로 만든 것이 퀀텀닷 TV다. 백라이트가 필요 없어 TV를 지금보다 더 얇게 만들 수 있고, LCD(액정표시장치)보다 색 재현율도 탁월하다.매년 IFA와 같은 대형 전시회 직전에는 삼성, LG를 비롯한 세계 전자업체들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며 개최 직전 최종 출품작을 결정할 때가 많다. 신제품이 경쟁사보다 기술적으로 너무 빨라도, 너무 늦어도 안 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모든 회사가 IFA 때는 ‘와우 포인트(고객들을 놀라게 할 수 있는 제품)’를 갖고 오려고 노력한다”며 “특히 한국 업체들은 일본은 물론 중국 기업들의 도전을 의식해 높은 수준의 기술을 선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퀀텀닷 TV
퀀텀닷은 전류를 받으면 스스로 빛을 내는 퀀텀(양자)을 주입한 반도체 결정을 말한다. 이를 필름 등의 형태로 디스플레이에 부착해 TV로 만든 것이 퀀텀닷 TV다. 일반 LCD TV보다 원본의 색을 더 잘 표현하고, 백라이트도 필요 없다. 생산 라인을 새로 만들어야 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는 달리 현재 LCD 라인을 활용할 수 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