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EU, 양적완화 2년] EU, 수출감소·투자위축…성장률 '제로'

양적완화 이후 엇갈린 운명…美 '맑음'· 日 '흐림'·EU '먹구름'

디플레이션 해소 위해 추가 부양 압력
유럽 경제가 디플레이션이란 먹구름에 휩싸였다. 유럽 경제의 큰 축인 제조업마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 양적완화에 나서야 한다는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ECB의 통화완화 정책뿐 아니라 유로존 각국이 참여하는 재정 부양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4일 열리는 ECB 통화정책회의가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ECB는 2012년 유럽 재정위기 당시 자금난에 빠진 유럽 국가들을 지원하기 위해 연 1%대 저금리로 유럽 은행들에 3년간 돈을 빌려주는 저금리 장기대출 프로그램(LTRO)을 실시했다. 1, 2차 LTRO를 통해 총 1조유로(약 1336조원)의 돈을 풀었다. ECB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대규모 채권을 매입하는 전통적인 양적완화 방식으로 돈을 푼 것과 달리 대출을 통한 일시적인 유동성 공급 정책을 택했다. 이는 유럽 은행들의 자금경색을 완화하고 유로존 재정위기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전이되는 것은 막았지만 경기회복을 뒷받침하는 중장기적 효과는 내지 못했다.유로존의 올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분기 대비 0%였다. 특히 유로존 경제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제조업 경기가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현지시간) 발표된 유로존의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7로 집계됐다. 전월의 51.8에서 1.1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1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유로존 제조업 PMI는 4개월 연속 하락세다. 8월 유로존 소비자물가도 전년 동월 대비 0.3% 상승에 그쳤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1%를 지속적으로 밑도는 상황을 ‘위험지대’라고 지칭했다.

대외적으로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유로존 경제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로 유로존의 수출감소와 전반적인 기업투자 심리 위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유로화 가치는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대한 우려로 최근 1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