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합병 검토 중인 메디슨, 장외서 27% 하락

상장 기대한 투자자들 서둘러 매물 쏟아내
삼성전자의 삼성메디슨 합병 검토 소식이 장 안팎에서 전혀 다른 방향으로 파장을 낳고 있다. 발표 후 비상장사인 삼성메디슨의 장외 주가는 급락한 반면, 장내에 있는 관련주들은 사흘째 급등하고 있다.

4일 장외주식 정보제공사이트 38커뮤니케이션에 따르면 지난 1일 장외시장에서 연중 최고가(8800원)를 보인 삼성메디슨은 2일 합병 검토 소식이 전해진 이후 27% 하락했다. 이날 종가는 6400원.

실적이 개선된 이후 상장할 것으로 기대했던 소액주주들이 합병 소식에 서둘러 매물을 쏟아냈기 때문이라고 증권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현재 실적을 기반으로 합병이 진행되면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큰 게 사실이다.

비상장사를 흡수합병할 때는 순자산과 수익가치 등을 가중 평균해 흡수비율을 결정한다. 삼성전자가 삼성메디슨을 인수한 2011년 이후 실적 부진은 계속됐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7억6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98% 줄었다. 한 소액주주는 “성장 가치를 보고 투자했는데 현재 가치로 평가받으면 불리할 수밖에 없다”며 “상장 가능성을 보고 매입했던 주주로서는 실망이 크다”고 말했다.반면 장내의 삼성메디슨 관련주들은 급등했다. 삼성이 합병 이후 의료기기 분야를 본격 육성하는 등 투자를 늘리면 관련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이란 예상에서다. 추가 인수합병(M&A) 가능성도 기대를 더했다.

솔고바이오는 지난 2일부터 사흘 내내 상한가를 기록했다. 의료기기회사인 솔고바이오는 메디슨 계열사인 메디너스의 지분 14.02%를 보유하고 있다. 1997년 메디슨에서 분사해 의료영상정보 솔루션 사업을 하고 있는 인피니트헬스케어도 같은 기간 16% 상승했다.

이민희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러나 “의료기기는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이라서 기술력과 실적을 먼저 점검하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