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지지부진 '가리봉 뉴타운' 결국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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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지구'로 도시재생1970년대 구로공단 여직원들의 배후 거주지였고 2000년대 들어선 중국 동포(조선족) 밀집지역으로 바뀐 서울 가리봉동 일대가 개발 추진 10년 만에 뉴타운(균형발전촉진지구)에서 해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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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봉지구는 당초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슬럼화된 지역을 주거·상업·업무지구로 복합개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임대소득 감소를 우려한 벌집촌 및 상가 소유자들의 반대, 과도한 토지보상비 상승, 금융위기 뒤 부동산시장 침체 등의 요인으로 사업성이 크게 떨어지자 지난 2월 LH는 사업 포기를 선언했다. 지구 내 토지 등 소유자(주민) 32.49%도 사업 추진을 반대했다.
서울시는 앞으로 40일 이상 행정예고 및 주민공람을 실시하고 재정비위원회 심의를 거쳐 오는 11월께 지구 해제를 최종 고시할 계획이다. 10년간 묶여 있던 건축행위 제한이 풀림에 따라 주민들은 개별적인 주택 개량과 신축을 할 수 있게 된다.시는 가리봉동 인구의 30%가 중국 동포인 점을 감안해 이 일대를 ‘다문화 지역’으로 재정비할 방침이다. 조선족 공동체로 자리 잡은 중국동포시장과 연변거리상가 시설 등을 현대화해 차이나타운화할 방침이다.
또 벌집촌 체험거리도 조성한다. 지역 주민과 중국 동포가 함께 교류할 수 있는 ‘건강가족통합센터’(다문화 아동센터, 작은 도서관, 주민센터) 건립도 추진한다. 가리봉동이 구로·가산디지털단지 사이에 있는 지리적 특성을 고려해 정보기술(IT) 관련 청년 창업도 지원하기로 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