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타고 '질주 채비' 삼성동 땅값…빌딩 매물 속속 거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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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업소에 문의전화 폭주…상가주택도 호가 '들썩들썩'현대자동차그룹의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 낙찰 소식이 알려진 18일 삼성동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엔 부동산 매물을 내놓았던 매도 희망자의 전화가 줄을 이었다. 중소형 빌딩, 상가 등의 소유주들이 호가를 높이는 한편 매물을 거둬들이는 사례도 나왔다. 삼성동 박상원 상원공인 대표는 “건물이 6개월 이상 안 팔려 애를 먹던 건물주까지 매각을 일단 중단해 달라는 요청을 해왔다”고 말했다.
재건축 규제 완화 '겹호재'…청담동·잠실 아파트 일제히 올라
○들썩이는 삼성동 빌딩 시장한전 본사 주변인 서울 삼성동과 청담동 일대 부동산 시장이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현대차가 3.3㎡당 4억4000만원에 부지를 샀다는 소식에 상가주택 및 땅 주인들이 호가를 올렸다. 박 대표는 “부지 낙찰가격이 예상을 크게 웃돌자 매수·매도인 모두 결정을 보류한 상태”라며 “거래가 중단되고 매도인들은 토지 호가를 3.3㎡당 최대 1억원 이상으로 올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빌딩 건물주들도 호가를 높였다. 빌딩 중개업체인 원빌딩 심재만 팀장은 “최근 3.3㎡당 8000만원 정도로 팔겠다던 건물주 중 일부는 1억5000만~2억원 사이를 부르기도 한다”고 전했다. 연초부터 거래가 활발해진 봉은사로 주변에는 5~6곳의 건물 신축·리모델링 공사가 벌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이 일대 건물은 용적률에 따라 3.3㎡당 8000만원에서 1억1000만원 사이에 거래됐다.
인근 상업시설은 현대차의 부지 낙찰 이전부터 자리 선점을 위한 수요가 몰려들었다. 최근까지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해 296개 점포의 임대를 마친 코엑스몰에는 주요 외식업체와 패션, 소매업체가 총집합했다. 김병훈 한국무역협회 임대운영기획팀 실장은 “개발 호재가 연이어 현실화되면서 입점업체들은 예상 가격의 두 배 가까운 임대료를 써내 매장을 낙찰받았다”며 “매장 하나를 두고 35개 업체가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고 말했다.○삼성·청담동 재건축 아파트값 껑충
정부 부동산 규제 완화에 이어 한전 부지 개발까지 가시화된 삼성동 인근 주택시장도 주목받고 있다. 재건축 단지인 청담동 삼익아파트는 지난해 말 9억5000만원 선에서 거래되던 전용 104㎡ 로열층 호가가 최근 12억원까지 올랐다. 재건축 사업 진척이 빨라지고 부동산 활성화 대책까지 나오면서 가격 오름폭이 커졌다. 청담동 이동영 LBA하나로공인 대표는 “한전 부지 개발 소식이 알려지면 집주인들이 매물 가격을 더 올릴 것 같다”며 “저층도 11억원대 중반으로 올랐고 고층은 매물이 귀해져 12억원에도 매물을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인근 신축 아파트인 ‘청담자이’도 평형별로 연초 대비 5000만원 이상 뛰었다.삼성·잠실·청담동 대형 주택도 잇달아 팔려 나가고 있다. 미분양분으로 남아 분양가(45억원) 이하로 주로 거래되던 청담동 마크힐스 252㎡형은(옛 110평형) 최근 평균 호가가 46억원까지 올랐다. 잠실동 주공5단지 인근 아세아공인 관계자는 “제2롯데월드에 이어 연달아 호재가 나오면서 예상보다 높은 추가분담금이 알려졌음에도 오른 호가로 꾸준히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시장 과열을 우려하고 있다. 곽창석 ERA코리아 부동산연구소장은 “한전 주변 건물 거래가격은 이미 임대 수익률을 맞출 수 있는 선에서 형성된 가격”이라며 “단순한 기대감에 높은 가격으로 부동산을 매수하면 임대수익 측면에서 낭패를 볼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