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음악 너에게로 또 다시 돌아오기 까지가 왜 이리 힘들었을까.

이제 나는 알았어 내가 죽는 날까지 널 떠날 수 없다는 걸. From 변진섭

오랜 침묵 깨고 컴백
10월부터 전국 콘서트 돌입
"명품 사운드로 보답 할게요"
변진섭의 노래는 공기와도 같다. 출세곡 ‘홀로 된다는 것’을 비롯해 ‘너무 늦었잖아요’ ‘새들처럼’ ‘네게 줄 수 있는 건 오직 사랑뿐’ ‘너에게로 또다시’ ‘숙녀에게’ ‘로라’ ‘희망사항’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히트곡이 1988년 그의 데뷔 때부터 우리 일상과 함께해 왔다.

변진섭 1집이 국내 최초로 밀리언셀러(100만장 판매)를 기록하면서 발라드 전성시대가 열렸다. 변진섭은 1988년과 1989년에만 무려 10여곡의 히트곡을 배출했다. 이후 이렇게 단기간에 많은 히트곡을 낸 가수는 없다. 당시 변진섭은 단번에 정상의 자리에 오르면서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졌다.“그때는 너무 바빠 정신을 차릴 수 없었죠. 너무 어려서 즐길 수가 없었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보면 충분히 뿌듯해 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말이죠. 명예나 돈에 대한 욕심도 없었어요. 그저 좋은 음악을 하고 싶었을 뿐이었습니다.”

변진섭을 세상에 알린 노래는 1집에 실린 ‘홀로 된다는 것’. 한국적인 정서를 지닌 발라드로 남녀노소로부터 고루 사랑받았다. 하지만 그는 이 곡이 처음에 마음에 들지 않았다.“트로트의 느낌이 가미된 ‘뽕 발라드’였어요. 당시 저에게는 성인풍의 곡으로 느껴졌죠. 그런데 그게 한국적인 정서를 건드린 거였어요. 덕분에 다양한 연령층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죠.”

2집에 실린 ‘희망사항’으로 변진섭은 국민가수의 반열에 올랐다. 톡톡 튀는 가사와 예쁜 멜로디가 담긴 이 곡은 당시 신드롬을 일으킬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이 곡은 원래 앨범에 실릴 예정이 아니었다. 2집에 실릴 10곡의 녹음이 모두 끝났을 때 노영심이 이 노래를 가지고 찾아온 것. 변진섭은 콘서트 때 부를 요량으로 ‘희망사항’을 11번째 곡으로 2집에 담았다

“원래 ‘너에게로 또다시’가 타이틀곡이었어요. 그런데 ‘희망사항’이 엄청난 인기를 얻으면서 두 곡이 ‘가요톱10’에서 1위를 다투는 상황이 벌어진 거예요. 결국 ‘희망사항’이 ‘너에게로 또다시’를 이기고 골든컵(5주 연속 1위)을 탔죠.”‘희망사항’의 빅히트로 최정상의 자리에 서면서 각종 방송 프로그램부터 영화 출연 제의까지 들어왔다. 변진섭은 가수를 고집했다. 그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연예인이 아니라 가수였다. 이 때문에 소속사는 온갖 제의를 거절하느라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한다. 이런 고집 때문일까. 그의 노래들은 조금도 빛이 바래지 않고 우리 곁에 남아 있다. 이 노래들이 강한 생명력을 유지하는 건 흉내 내기 힘든 변진섭 특유의 음색 때문이기도 하다.

모창 프로그램 ‘히든싱어’에서는 변진섭을 섭외 1순위로 꼽지만, 닮은 목소리를 찾을 수 없어 애를 먹고 있다. 변진섭은 “흉내 내기 힘들다는 것은 정말 독특한 음색을 갖고 있거나, 아니며 개성이 없거나”라며 웃었다.

“저도 이제껏 제 노래를 똑같이 부르는 가수를 못 봤어요. 흉내 내기 어려운 목소리라고들 하시는데, 그래서 제 노래는 리메이크보다 원곡이 낫다는 평가를 받는 것 같아요.”변진섭은 오는 10월18일 건국대 새천년관 대공연장 콘서트를 시작으로 전국투어에 돌입한다. 콘서트의 타이틀로 ‘I’m 변진섭’을 내걸고 주옥 같은 히트곡을 선사할 예정이다.

“요새는 콘서트에서 퍼포먼스나 이벤트를 중요시 하잖아요. 전 그냥 제 노래를 명품 사운드로 들려드리고 싶어요. 재미에 집중하는 것보다 노래를 잘 전달하는 데 힘을 쏟는 것이 제가 할 일이죠.”한편 이번 공연은 텐아시아가 후원한다.

권석정 한경 텐아시아 기자 moribe@tenasia.co.kr